아이폰 '시리' 개편에 구글 AI 도입

2025-11-07 13:00:01 게재

내년 봄 새 '시리' 출시 목표 중국판으론 바이두 검토 중

지난 9월 9일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열린 특별 행사에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새로운 아이폰 17 프로를 들고 선보이고 있다. 애플은 이날 차세대 아이폰, 업데이트된 애플 워치와 에어팟 등을 공개했다. AFP=연합뉴스
애플이 시리 음성 비서 대대적 개편을 위해 구글의 초강력 AI 모델을 사용하는 대가로 연간 약 10억달러를 지불하는 계약을 추진 중이다. 블룸버그는 5일(현지시간)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양사가 광범위한 평가를 마치고 계약을 마무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구글의 1조2000억개 매개변수 AI 모델을 도입해 시리의 근간 기술을 재구축하고 내년 새로운 기능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는 애플의 현재 AI 모델 수준을 압도하는 규모다. 애플은 제미나이, 챗GPT, 클로드 등을 테스트한 후 올해 초 구글로 최종 결정했으며, 자체 모델이 충분히 강력해질 때까지 임시방편으로 사용하려는 의도다. 새로운 시리는 내년 봄 출시를 목표로 한다.

맞춤형 제미나이 시스템은 현재 애플 개발팀에 사용되는 1500억개 매개변수 모델보다 훨씬 진보된 것으로, 시리가 복잡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문맥을 이해하는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계약에 따라 구글의 제미나이 모델은 시리의 요약 및 계획 수립 기능을 담당하고, 일부 핵심 기능은 애플 자체 모델을 계속 사용한다. 이 모델은 애플의 자체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 서버에서 실행되어 사용자 데이터가 구글로부터 차단되도록 보안을 보장한다. 이번 파트너십은 사파리 검색 엔진 계약과 달리 공개적으로 홍보되지 않을 전망이다.

애플은 이번 조치가 AI 경쟁에서 뒤처졌음을 인정한 셈이지만, 제미나이를 장기적인 해결책으로 보지 않는다. 애플 경영진은 자체 AI 기술 개발을 계속하며 궁극적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다만 제미나이 2.5 프로 버전이 대형언어모델(LLM) 순위표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어 자체 개발의 난이도는 높은 상황이다.

한편 중국의 구글 서비스 금지로 인해 중국 버전 시리 개편은 제미나이에 의존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애플은 자체 모델과 알리바바의 콘텐츠 필터를 사용하거나 바이두와의 협력을 고려하고 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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