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주, 머스크에 1조달러 보상 승인

2025-11-07 13:00:02 게재

주주총회에서 75% 찬성

머스크 “새로운 책의 시작”

테슬라 주주들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게 최대 1조달러(약 1440조원) 규모의 주식 보상안을 승인했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 계획은 머스크가 일정 경영 목표를 달성하면 테슬라 지분의 최대 25%를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성과 연동형’ 보수안이다.

이날 미국 텍사스 오스틴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머스크는 분홍·파란 조명 아래 휴머노이드 로봇과 함께 무대에 올라 “우리가 시작하려는 것은 테슬라의 미래에서 새로운 장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책”이라고 말했다. 주주 중 75% 이상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번 보상안은 테슬라의 시가총액을 향후 10년간 1조5000억달러에서 8조5000억달러로 끌어올리고, 자율주행차·로보택시·로봇 판매 등 각종 운영 목표를 달성해야 주식이 순차적으로 지급된다. 전체는 12단계로 나뉘며, 첫 단계는 시가총액 2조달러와 차량 1150만대 판매 달성 시 발동된다. 달성할 때마다 현재 주식의 약 1%씩을 받지만, 실제 매도는 7.5~10년 후 가능하다.

로빈 덴홀름 테슬라 이사회 의장은 “그가 동기부여를 받는 이유는 다른 사람이 해내지 못한 일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로봇 군대(robot army)가 잘못된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충분한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 뉴욕시 공무원연금, 노르웨이 국부펀드(Norges Bank Investment Management) 등 주요 기관투자자와 의결권 자문사 ISS는 ‘천문학적’ 규모와 불투명한 설계 구조를 이유로 반대했다. 반면 찰스슈왑(Charles Schwab)은 “경영진과 주주의 이해를 일치시키는 제안”이라며 찬성했다.

머스크는 이미 테슬라 지분 약 1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만약 이번 보상안의 목표를 모두 달성하면 보유 지분은 25%로 늘어난다. 그의 2018년 보상안은 델라웨어주 법원 판결로 무효가 된 뒤 현재 항소 중이다.

한편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 판매가 13% 감소했으며, 머스크는 5월까지 ‘정부효율성부’ 장관직을 맡았다가 사임한 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에 집중하고 있다. WSJ은 이번 승인으로 머스크가 다시 테슬라 경영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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