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세라 놓친 노보, 다음 인수 후보는?

2025-11-10 13:00:06 게재

바이오 인수전 재점화

CEO “규모보다 시너지”

비만치료제 시장의 강자 노보노디스크가 100억달러(약 14조5500억원) 규모의 멧세라 인수전에서 화이자에 패한 뒤, 새로운 인수 타깃을 물색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노보가 “비만·당뇨와 연관 합병증(comorbidities)까지 포괄하는 영역에서 인수·제휴 기회를 계속 찾을 계획”이라고 전하면서, 멧세라 인수 실패 이후에도 M&A 추진 기조에 변화가 없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 두스타르 CEO는 임원진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자체 신약 파이프라인(개발 후보물질군)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당뇨·비만과 보완적인 인수 기회를 계속 탐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거래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가진 자산과 얼마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라며 “적합한 기회라면 어디서 만들어졌든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보는 이미 간질환(MASH) 파이프라인 강화를 위해 아케로 테라퓨틱스를 최대 52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주당 54달러 현금과 조건부 대가(CVR) 구조로 체결된 이번 거래는, 비만·당뇨 치료제 외에도 간질환 등 대사질환 영역으로의 확장을 의미한다.

시장에서는 노보가 다음 단계로 상장 바이오텍을 중심으로 전략적 인수를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후보군으로는 프랙틸 헬스(Fractyl Health, GUTS), 크리네틱스 파마슈티컬스(Crinetics Pharmaceuticals, CRNX), 스트럭처 테라퓨틱스(Structure Therapeutics, GPCR), 인벤티바 파마(Inventiva, IVA) 등이 거론된다.

프랙틸 헬스는 나스닥 상장사로, 비만·당뇨 환자의 대사개선을 목표로 한 내시경 기반 장치(Revita)와 유전자치료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GLP-1 치료 후 체중 재증가 현상이 과제로 떠오르면서, 위고비(Wegovy)나 오젬픽(Ozempic) 같은 노보의 주사제 라인업을 보완할 수 있는 기업으로 주목받는다.

크리네틱스 파마슈티컬스는 내분비 질환 전문 신약개발사로, 성장호르몬 과다증 치료제 ‘팔투소틴(paltusotine)’이 후기 임상에서 주요 평가지표를 충족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희귀내분비 질환 위주지만, 대사질환 분야 기술이 노보의 핵심 영역과 맞닿아 있다.

스트럭처 테라퓨틱스는 경구형 소분자 GLP-1 수용체 작용제(GSBR-1290)를 개발 중이다. 주사제 중심의 기존 GLP-1 포트폴리오를 보완할 수 있는 후보로, 업계에서는 ‘차세대 GLP-1’로 불린다.

인벤티바 파마는 유럽과 미국에 동시 상장된 제약사로, MASH(대사성 지방간염) 치료제 ‘라니피브라노르(lanifibranor)’를 임상 후기 단계에서 개발 중이다. 노보가 아케로 인수로 간질환 분야에 진출한 만큼, 후속 플랫폼 확장을 위한 잠재적 파트너로 평가된다.

블룸버그는 노보가 “비만·당뇨뿐 아니라 이들과 연관된 질환 치료 영역에서도 추가 거래를 검토할 것”이라며, 두스타르 CEO가 강조한 ‘재무 규율(financial discipline)’과 ‘전략적 일관성’을 병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회사 주가는 올해 들어 53% 하락했지만, 신규 파이프라인 강화와 인수·합병(M&A)을 통한 수익원 다변화는 주주가치 회복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결국 멧세라를 놓친 노보의 다음 행보는 ‘GLP-1 이후’ 시장을 어떻게 선점하느냐에 달려 있다. 두스타르 CEO가 언급했듯 “시너지 있는 자산”을 중심으로 인수전이 재점화될 경우, 비만·당뇨와 간질환·심혈관질환을 아우르는 새로운 대사질환 생태계가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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