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 AI 기업 대출 위험 헤지 모색

2025-11-10 13:00:06 게재

공매도·파생상품 활용 검토 AI 거품 논란 속 위험 관리

독일 최대의 상업은행이자 투자은행인 도이체방크가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컴퓨팅 수요 증가에 발맞춰 이 분야에 수십억 달러를 대출한 후 데이터센터 노출 위험을 관리할 방안(헤지·hedge)을 모색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은행 경영진은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AI 인프라 구축에 수천억달러를 쏟아붓고 이 자금 조달을 위해 빚을 늘리면서 급성장하는 산업에 대한 노출 위험을 관리할 방법을 논의해 왔다.

FT에 따르면 도이체방크가 검토 중인 헤지 방안은 두 가지다. AI 관련 종목 바스켓에 공매도를 실행하거나, 합성위험이전(SRT)이라는 신용파생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한 고위 임원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의 투자은행 부문은 데이터센터 금융에 대거 자금을 투입했다. 그러나 AI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거품 형성 우려를 낳고 있다. 기술 변화로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는 자산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고 있다며 해당 산업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주로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같은 거대 기술기업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에 대출했으며, 이는 안정적 수익을 약속하는 장기 계약을 담보로 하고 있다. 이 은행의 투자 부문의 대출액은 수십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산업에 대한 노출 위험 헤지는 쉽지 않다고 FT는 분석했다. 급성장하는 시장에서 AI 관련 주식 하락에 베팅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고, SRT 거래는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거대 기술기업들의 인프라 구축 비용은 2020년대 말까지 3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9월 AI를 이용해 영어권 언론 매체의 AI 거품 언급을 분석한 후 “AI 거품에 대한 우려는 과장됐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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