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내분 속 셧다운 종료 임박

2025-11-11 13:00:03 게재

트럼프 “곧 나라 열릴 것”

표이탈 민주당 내홍 확산

뉴욕증시는 기대감에 급등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40일 넘게 지속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종료 타협안을 수용할 뜻을 밝혀 정부 정상화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특히 민주당 중도 성향 상원의원 8명이 공화당과 손잡고 예산안에 찬성하면서 셧다운 해제의 돌파구가 마련됐지만 민주당 내부는 이탈표로 인한 균열과 지도부 책임론이 커지며 후폭풍도 거세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주인도미국대사 취임 선서식에서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그렇다”며 상원 합의안 수용 의사를 밝히고 “아주 빠르게 나라를 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상원에서는 공화당 주도로 농무부 등 일부 부처의 2026 회계연도 예산과 내년 1월 30일까지의 임시예산을 포함한 패키지 예산안이 절차 표결을 통과했다.

이번 합의는 공화당이 주도한 임시예산안에 민주당 중도파 의원들이 동참하면서 가능해졌다. 뉴햄프셔의 진 섀힌, 매기 하산, 버지니아의 팀 케인, 일리노이의 딕 더빈, 펜실베이니아의 존 페터먼, 네바다의 캐서린 코르테즈 마스토와 잭키 로즌, 무소속이지만 민주당과 협력하는 메인의 앵거스 킹 등 8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들은 모두 내년 상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 공통점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예산안에 대해 “매우 좋다”고 평가하면서도 핵심 쟁점인 ‘오바마케어’(ACA) 보조금 연장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대했다. 그는 “우리는 감옥에서 나온 범죄자나 갱단, 마약상에게 1조5000억달러를 퍼주지 않을 것”이라며 “보험사가 아닌 국민에게 혜택이 가는 건강보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내에서는 거센 반발이 일었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로 카나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슈머는 상원 민주당원을 단결시키지 못했다”며 지도부 교체를 주장했고, 세스 몰튼 하원의원(매사추세츠)도 “왜 새로운 지도부가 필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마크 포칸 하원의원(위스콘신)은 “슈머가 ‘형편없는’ 타협안을 막지 못했다”며 최근 선거에서 슈머가 진보 성향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전력을 언급하기도 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은 “매우 나쁜 밤이었다”고 평가했다.

셧다운이 조만간 해제될 것이란 전망은 금융시장에 즉각 영향을 미쳤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81.53p(0.81%) 오른 47,368.63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54% 상승한 6,832.43, 나스닥종합지수는 2.27% 급등한 23,527.17을 기록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 상승하며 기술주 전반이 강세를 보였고, 특히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관련주인 엔비디아가 5.79% 급등하며 시가총액 5조달러 재돌파를 목전에 뒀다. 알파벳, 아마존, 브로드컴, 메타 등 대형 기술주도 동반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셧다운 해제 후 연방공무원이 일터로 복귀하고 소비 활동이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항공관제사들의 결근으로 항공대란이 이어졌지만 추수감사절과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셧다운이 해제된다면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또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정상화된 경제지표를 토대로 기준금리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번 합의안은 상원 본회의 최종 표결을 거친 뒤 하원 표결과 대통령 서명을 받아야 정식 발효된다.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이어서 통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는 지난 9월 30일 임시예산안 처리 실패로 촉발됐으며 셧다운은 지난 5일 역대 최장 기록인 35일을 넘겨 10일 기준 41일째를 맞았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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