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물가 안정으로 채권투자 기회 열렸다

2025-11-11 13:00:04 게재

높은 실질금리가 투자 매력 달러 변동성 리스크는 여전

전세계 물가 흐름이 뒤집혔다. 신흥국 채권 시장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MSIM), 나인티 원(Ninety One Plc) 등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신흥국 현지 통화 표시 채권 매수에 나섰다고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선진국보다 빠르게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건 신흥국의 급격한 물가 둔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신흥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분기 연속 선진국보다 낮았다.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최소 35년 만에 처음이다.

실제로 현지 통화 표시 채권 투자자들은 올해 평균 7% 수익을 올리며 미국 국채를 앞질렀다. 헝가리, 브라질, 이집트 등에서는 2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흥국 평균 연간 인플레이션은 5분기 연속 하락해 7~9월 2.47%를 기록한 반면, 선진국은 3.32%로 오히려 올랐다.

멕시코와 폴란드는 이미 금리를 내렸고, 태국, 한국, 터키, 인도는 연말까지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

대부분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브라질의 실질금리는 약 10%에 달하고, 터키는 약 7%, 인도·남아공·콜롬비아는 모두 3.5%가 넘는 실질금리를 제공한다.

나인티 원의 그랜트 웹스터 신흥국 국채·외환 공동 책임자는 신흥국 평균 실질 정책금리가 20년 만에 최고치에 근접했다고 추정했다. 그는 “높은 실질금리가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면서 통화 가치도 지지하고 있다”며 “남아공과 라틴아메리카 고수익 시장이 랠리를 펼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런 금리 우위가 달러 변동성으로부터 신흥국을 완전히 보호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달러 강세를 예상하는 투자자들조차 고수익 신흥국 채권 전망에 긍정적이다.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데릭 어윈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신흥국이 선진국보다 상대적으로 덜 위험해 보이는 건 오랜만이다”라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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