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 참모들 지선 앞 ‘존재감 키우기’
강훈식 실장, 방산 세일즈 외교 최일선에
김민석 총리, 오세훈 시장과 ‘종묘 기싸움’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김민석 국무총리 등 이재명정부 주요 참모들이 국정 최전선에 나서며 존재감을 극대화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만 1년이 되는 시점에서 치러질 내년 지방선거가 이재명정부의 중간 성적표로 여겨지는 만큼 이들의 행보는 지방선거를 대비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강 실장은 정무뿐 아니라 경제외교까지 전방위로 활약, 성과를 쌓아가며 정치적 체급을 키우는 모습이다. 방위산업 협력을 위한 ‘전략경제협력 특사’로 임명된 강 실장은 지난달 폴란드·루마니아·노르웨이 등을 방문해 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방산 분야 협력을 논의한 바 있다.
이번주에는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하는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강 실장이 방산 분야 협력을 위해 UAE를 방문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UAE가 한국의 대표적 방산 수출국인 만큼 강 실장은 이번 방문에서 UAE 고위 인사를 만나 한국 무기체계 구매를 비롯한 양국 간 협력에 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강 실장은 대통령실 정무 리스크 관리의 핵심축을 담당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달 초 여당이 ‘이 대통령 재판중지법’ 추진에 나서자 직접 브리핑을 열어 “재판중지법은 불필요하다”며 “대통령을 정쟁에 끌어넣지 않기를 당부드린다”며 논란 확대를 빠르게 차단한 바 있다.
충남 아산을에서 3선 의원을 지낸 강 실장은 충남지사 후보로 거론됐지만 최근에는 경기도지사 또는 서울시장 후보군에 포함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찍부터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오르내렸던 김 총리는 최근 서울시장 차출설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지만 여전히 잠재 후보로 남아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김 총리가 종묘 부근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을 둘러싸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날을 세우는 모습을 보이자 서울시장 또는 더불어민주당 대표 출마를 위한 움직임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10일 유네스코 세계유산 종묘를 직접 방문해 외부 조망 등을 점검한 김 총리는 “서울시에서 얘기하는 대로 코앞에 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종묘에서 보는 눈을 가리고 숨을 막히게 하고 기를 누르게 하는 결과가 되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든다”고 비판했다.
서울시의 재개발 계획 졸속 추진에 우려를 표한 김 총리는 오 시장의 역점사업으로 꼽히는 한강버스 사업까지 거론하며 오 시장을 직격했다. 김 총리는 같은날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무리하게 한강버스를 밀어붙이다 시민의 부담을 초래한 서울시로서는 더욱 신중하게 국민적 우려를 경청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상호 정무수석도 당정간 엇박자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소통 중재자로 나서면서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 대통령실 김현지 부속실장의 국정감사 출석 관련 여당의 강력한 반대에도 우 수석은 “우리 비서실이 감싸야 할 이유가 없다. 국회가 의결한다면 100% 나간다”며 완충 역할에 나서기도 했다.
서울 서대문갑에서 4선 의원을 지낸 우 수석은 강원 철원 출신으로 내년 지선 강원도지사 출마설이 돌고 있다.
박소원 김형선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