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항암제와 비만약이 의약품 시장 장악

2025-11-12 13:00:00 게재

키트루다·오젬픽 ‘투톱’ 질주, 매출 70조 넘어 … AI 임상 설계·M&A 투자 급증

올해 글로벌 의약품 시장은 면역항암제와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의약품 시장을 장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드설리번 등을 인용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한 의약품은 MSD(머크)가 개발한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로 매출 300억달러(약 44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면역항암제는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기존 항암제와 달리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 방식의 항암제다. 올해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의 성장도 두드러졌다. 항암 ADC 파이프라인이 급증하면서 CDMO 계약도 확대돼 올해 ADC CDMO 시장 규모는 25억달러(약 3조7000억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최대 12%로 예측됐다.

그 뒤로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과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 매출이 각각 220억달러(약 32조원), 200억달러(약 29조원)로 상위권에 오를 전망이다. 이들 치료제는 각각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가 개발했다.

오젬픽과 마운자로 외에 위고비, 젭바운드 등 치료제까지 합치면 세마글루타이드와 티르제파타이드 합산 매출은 700억달러(약 102조5000억원) 수준으로 예측된다. 보고서는 이들 GLP-1 계열 의약품이 체중 감량에 이어 심혈관, 신장질환 등으로 적응증을 확장하며 호실적을 냈다고 분석했다.

국내 제약사의 경우 한미약품은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으로부터 최근 비만치료제 ‘HM17321’의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HM17321은 근육량 증가와 지방 선택적 감량을 동시에 구현하는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동아에스티와 관계사 메타비아는 이달 4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국비만학회에서 비만치료제로 개발 중인 ‘DA-1726’ 임상 1상 및 전임상 연구에서 체중 4.3% 감소 효과를 확인한 결과를 포스터 발표했다.

한편 바이오 업계의 인수·합병(M&A)과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도 올해 주목받았다. 올해 바이오의약품 산업 M&A 총액은 1500억달러(약 220조원)를 상회할 전망이다. 상위 20~25개 제약사는 1조3000억달러(약 2000조원) 규모의 M&A 투자금을 보유하며 막대한 인수 여력을 유지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점진적 금리 인하 정책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성장 촉진 및 규제 완화 기조가 맞물린 결과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아울러 올해는 전체 신규 임상시험의 50%가 생성형 AI로 설계된 것으로 평가됐다.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전체 신약 개발 비용의 80%를 차지하는 임상 개발 비용을 최대 50%까지 절감할 수 있다. 현재 제약·바이오 기업의 90%가 생성형 AI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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