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배터리’ 전고체 상용화 임박
퀀텀스케이프·솔리드파워 주가 급등 … 2027년 상용화 전망속 안정화가 숙제
미국 물리학협회의 대중적 잡지 피직스투데이(PT)는 10일(현지시간) 전고체 배터리 발전 상황을 점검하고, 퀀텀스케이프(QS)와 솔리드파워(SLDP) 두 신생 회사의 기술적 진보를 높이 평가했다.
피직스투데이는 1948년 창간돼 물리학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 중 하나로 꼽힌다. 이 학술지 기사는 현재 스마트폰과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화재 위험을 안고 있으며, 이론적 에너지 한계에 도달해 현재 기술로는 전기차 주행거리를 600킬로미터 이상 늘리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액체 전해질을 고체 물질로 바꾼 전고체 배터리가 안전성을 높이고 에너지 밀도를 개선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퀀텀스케이프는 무음극(Anode-free) 기술설계를 채택하여, 셀 조립 시 음극을 제거하고 충전 과정에서 리튬 금속이 현장에서 형성되도록 설계한다.
이 방식은 기존 음극 호스트를 제거하여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핵심은 유연한 세라믹 고체 분리막을 사용하여 리튬 덴드라이트(리튬 이온이 음극 표면에 결정, 자라나서 내부 단락 및 화재 위험을 초래) 문제를 억제하고 안전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퀀텀스케이프는 주요 고객인 폭스바겐과 협력해 2026년 전고체 배터리 셀을 탑재한 두카티 모터사이클 실증 테스트를 시작할 예정이다. 코닝과의 협력 계약 체결과 전고체 배터리 셀 샘플 출하 등 핵심 제품 이정표도 성공적으로 달성했다.
퀀텀스케이프 주가는 9월 55% 상승한 데 이어 10월 49.7% 추가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11월 4일에는 4.8% 하락하는 등 시장 변동성을 보이기도 했다. 퀀텀스케이프는 3분기 순손실이 전년 대비 11.6% 줄어든 1억580만달러를 기록했고, 10억달러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어 기술 개발을 지속할 기반을 마련했다.
2011년 설립된 솔리드파워는 지난 4일 장마감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삼성SDI, BMW와 전고체 배터리 공동 평가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협약은 전고체 배터리 기술이 개발 단계를 넘어 상용화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실질적 신호로 해석된다.
솔리드파워는 SK온과 구축한 파일럿 셀 라인의 현장 인수 테스트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단순한 기술 개발 수준을 벗어나 실제 양산 공정과의 연계가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다.
솔리드파워는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높은 이온 전도성을 갖는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으며, 기존 배터리 제조 설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호환성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솔리드파워 주가는 이런 소식에 51.5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유일에너테크, 테이팩스, 한농화성, 이수스페셜티케미컬 등 전고체 배터리 관련 종목들이 동반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차세대 기술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솔리드파워 주가는 최근 1년간 약 621% 상승했다.
피직스투데이는 도요타가 이르면 2027년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고, 삼성SDI도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주요 기업으로 거론했다.
하지만 상용화 문턱에서 넘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전극 간 접촉 불량, 충방전 시 최대 30%에 달하는 부피 변화로 인한 안정성 문제, 고체 전해질과 고전압 전극 간 화학적 불안정성 등이 해결 과제다. 피직스투데이는 인공지능 기반 신소재 탐색과 디지털 트윈 설계 최적화가 이런 난관을 해소할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