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3일 최장기 셧다운 끝났다

2025-11-13 13:00:29 게재

상·하원 모두 예산안 가결

트럼프, 서명 후 정상화

하원 텔레비전이 제공한 이 사진은 12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정부 셧다운을 종식시키기 위한 법안 통과를 보여주는 표결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AP = 연합뉴스
미국 역사상 최장기 셧다운이 43일 만에 공식 종료됐다. 12일(현지시간) 저녁 연방 하원이 상원 수정안을 최종 승인함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예산안에 서명했고 정부는 즉시 정상 운영에 돌입했다.

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단기 지출법안(임시예산안)을 찬성 222표, 반대 209표로 가결했다. 상원은 이미 지난 10일 초당적 합의로 해당 예산안을 통과시킨 상태였으며 이번 하원 승인으로 법안은 백악관으로 송부됐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후 9시 45분께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고 그 시점을 기점으로 셧다운은 종료됐다.

이번 셧다운은 지난 10월 1일 시작돼 총 43일간 이어졌으며 기존 기록이었던 35일(2018~2019년)을 넘어섰다. 문제의 핵심은 공화당이 주도한 지출안에서 ‘오바마케어(ACA)’ 세액 공제 연장이 빠졌다는 점이었다. 민주당은 이를 이유로 예산안 처리를 거부해왔다. 그러나 상원에서 민주당 일부와 공화당이 타협한 예산안이 마련되면서 돌파구가 열렸다.

이번 임시예산안은 내년 1월 30일까지 연방정부 운영 자금을 기존 수준으로 임시 복원한다. 이 기간 동안 의회는 본예산 협상을 마쳐야 하며 장기적 지출안 마련을 위한 기한이 설정된 셈이다.

상원에서는 농무부, 식품의약국(FDA), 재향군인부, 군사 건설 사업, 의회 운영 관련 예산은 이미 1년 치로 처리됐다. 이 외 부처는 내년 초까지 임시 지출안이 적용된다.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던 공무원 감축 계획을 보류했고 민주당이 주장한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에 대해 향후 상원 표결을 보장하기로 했다.

셧다운 종료로 인해 저소득층 식비 지원 프로그램(SNAP)은 즉시 재개된다. 이 프로그램은 예산 고갈로 11월 1일부터 보조금 집행이 중단돼 전국적 피해가 우려됐었다. 또 밀린 연방 공무원 급여가 지급되며 셧다운 기간 자체 예산으로 공공서비스를 유지한 주 정부에도 연방 차원의 보상이 제공될 예정이다.

백악관의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무책임한 셧다운을 끝내는 데 서명으로 응답했다”며 “경제 지표와 국가 기능을 회복시키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예산안 서명과 별개로 경제 회복 정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그는 관세 수입을 활용해 고소득층을 제외한 모든 국민에게 2000달러의 배당금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으며 백악관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법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 논란이 된 ‘50년 만기 모기지’ 도입 방안에 대해서도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제안으로 정부 차원에서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며 “국민의 주거 부담 완화를 위한 유효한 정책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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