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너지 인공태양 유치 3파전 각축

2025-11-14 13:00:11 게재

경주·군산·나주 등만 참여

오는 21일 발표평가 진행

애초 참여가 유력했던 경북 포항이 포기하면서 미래 에너지로 불리는 ‘인공 태양(핵융합) 연구시설’ 유치전이 3파전으로 치러진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3개 지자체 유치계획서를 평가해 1순위 지역을 선정할 예정이다.

14일 내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13일 ‘핵융합 핵심기술 개발 및 첨단 기반시설 구축 사업부지’ 유치계획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전북 군산과 전남 나주, 경북 경주만 제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오는 20일 현장조사와 21일 발표평가 등을 거쳐 1순위 지역을 선정한다. 선정을 결정할 배점 기준은 부지 면적과 진입로, 부대시설 평가에 40점을 배정했다. 또 지진 안전성 등 부지 적합성과 활용 가능성 등을 따지는 입지조건이 50점이다. 여기에 지자체 지원 체계 등에 10점을 더해 최종 입지를 선정한다.

선정 지역에는 오는 2036년까지 모두 1조2000억원을 투입해 초전도 자석 등 핵융합 7대 핵심기술과 실증 연구시설 등을 갖춘다. 특히 핵융합 연구시설과 연구 인력, 기업 등이 집적되면서 이 분야를 선도하게 된다.

유치전에 나선 경북 경주는 지난 50년간 원전을 안전하게 운영해 온 도시로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와 월성원전, 한국원자력환경공단과 중·저준위 방폐장 등이 있어 핵융합연구시설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특히 월성원전은 핵융합 원료인 삼중수소를 다량 확보하고 있어 신속하고 안정한 원료 공급이 가능하다. 여기에 자체 재원으로 부지와 전력기반 조성 등에 1500억원을 부담하는 방안까지 제시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정부가 달성하려는 핵심기술은 핵융합 소형화 기술 고도화와 핵융합 전력생산 기술 확보”라며 “경주는 핵융합 소형장치 개발부터 소재 부품 장비 공급까지를 아우르는 핵심 거점으로 성장할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북 군산은 새만금을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참여 기준인 50만㎡ 이상의 부지를 민원 없이 추가로 확장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앞서 전북도와 군산시,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이 지난 2012년 130억원을 들여 플라즈마기술연구소를 만들어 13년째 핵융합에 필요한 기초연구를 수행했다. 플라즈마는 기체 내의 원자가 전자와 양전하를 띤 이온으로 분리된 상태이며, 핵융합에 꼭 필요하다. 김관영 전북지사는 “그동안 핵융합 연구 경험과 새만금 기반시설을 토대로 인공 태양을 유치해 대한민국 미래 에너지 중심지로 도약할 것”이라고 유치를 희망했다.

전남 나주는 참여 기준보다 훨씬 넓은 부지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연구자 정주여건 등을 포함한 파격적인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이곳에는 국내 유일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과 한국전력 등 에너지 기업들이 밀집해 있다. 또 핵융합 장치(토카막)에 필요한 핵심 기술인 ‘초전도 도체 시험설비 구축사업’을 정부 지원으로 진행하고 있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최근 광주에 있는 광주과학기술원과 전남대 등이 협력 대학으로 참여하기로 했다”면서 “멀리 제주서도 나주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핵융합은 가벼운 원자핵을 융합해 무거운 원자핵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줄어든 질량만큼을 에너지로 방출한다. 원료는 수소 동위원소인 중수소와 삼중수소이며. 수소 1g당 석유 8톤 정도의 청정에너지를 만든다.

최세호·이명환·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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