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애플 '카플레이' 탑재 작업 착수

2025-11-14 13:00:01 게재

머스크, 애플 비판하다 손잡아

구매자 3분의1이 기능 요청

테슬라가 애플의 '카플레이(CarPlay)' 시스템을 자사 차량에 탑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스마트폰 과 차량의 연결 서비스인 카플레이는 테슬라 고객들이 가장 많이 요청해온 기능 중 하나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테슬라는 내부적으로 이 기능 테스트에 착수했다.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이 오래전부터 지원해온 카플레이 플랫폼은 아이폰 소프트웨어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맞게 최적화해 보여준다. 많은 운전자들이 필수 기능으로 여기는 항목이다.

카플레이 도입은 이 기능 구현 요청을 오랫동안 외면해온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극적인 노선 변경을 뜻한다.

머스크는 수년간 애플, 특히 앱스토어 정책을 비판해왔다. 애플이 자체 전기차 개발에 나서면서 테슬라 엔지니어들을 빼간 것에도 강하게 반발했다. 테슬라는 자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고집하며 애플이 자사 고객들에게 더 많이 접근하는 것을 막아왔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었다. 애플은 애플카 프로젝트를 접으며 2024년 전기차 경쟁에서 손을 뗐고, 머스크는 이제 X(소셜네트워크 앱)와 그록AI 서비스 배포를 위해 애플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테슬라 판매도 위축됐다. 일부 구매자들은 카플레이 미지원을 차량을 사지 않은 이유로 꼽았다.

테슬라는 카플레이 출시를 수개월째 논의해왔지만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출시가 더 미뤄질 수도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테슬라는 수개월 또는 수년간 작업한 새 기능도 취소하거나 연기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맥킨지앤컴퍼니의 2024년 연구에 따르면 구매자의 약 3분의 1은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 같은 기능이 없으면 차량 구매를 포기할 것이라고 답했다. 2014년 출시된 카플레이는 애플 자체 메시지, 애플뮤직, 지도 앱뿐 아니라 시리 음성 비서도 포함한다. 구글 지도, 스포티파이 등 타사 앱도 지원한다.

테슬라는 카플레이를 자사의 광범위한 운영체제 안에 창 형태로 제공할 계획이다. 애플 소프트웨어가 다른 많은 차량에서처럼 테슬라 운영체제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카플레이는 FSD(완전자율주행) 모드 같은 테슬라 고유 기능에는 연결되지 않으며, 운전자들은 자체 내비게이션 앱을 써야 한다.

테슬라는 계기판, 좌석, 실내 온도 조절 기능을 제어하는 새 울트라 버전 대신 무선 연결을 지원하는 표준 버전 카플레이를 사용할 방침이다. 애플은 iOS 26의 일부로 표준 카플레이를 재설계했으며 날씨와 일정 확인을 위한 위젯 등의 기능을 추가했다.

미국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테슬라 차량에 카플레이가 들어간다면 애플이 사용자를 자사 제품 생태계 안에 묶어두려는 전략에 큰 성과가 될 전망이다.

제너럴모터스(GM) 등 일부 자동차 제조사들이 자체 차량 정보 솔루션에 집중하기 위해 최근 카플레이를 빼겠다고 밝힌 것과 대조된다. 애플의 카플레이 울트라는 아우디와 메르세데스-벤츠 같은 제조사들이 현재 제공 계획이 없다고 밝히는 등 아직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이주영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