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셧다운 끝났지만 완전 정상화는 아직
항공편·공공기관·복지 복귀
언론 “부문별 시간차 불가피”
미국 역사상 최장기였던 43일간의 연방정부 셧다운이 마침표를 찍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셧다운 해제 법안에 서명했고, 연방정부는 재가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는 정부 기능이 본격적으로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며칠에서 몇 주의 시간차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큰 혼란이 예상되는 분야는 항공 부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셧다운 기간 중 항공 교통 관제사들의 무급 근무로 인한 안전 문제를 이유로 전국 40개 공항의 항공편을 6% 감축한 바 있다. 숀 더피 미 교통부 장관과 연방항공청(FAA)은 “시스템이 점진적으로 복구되는 동안 감축 조치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운항 일정을 재조정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완전 정상화까지 약 1주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박물관, 국립공원 등 공공시설도 단계적으로 문을 열고 있다. WP에 따르면 의회도서관과 미국 식물원은 재개장했고, 스미소니언 박물관 산하 주요 전시관 3곳은 14일부터 개관한다. 국립 미술관과 국립동물원도 주말을 기점으로 운영을 재개하며, ‘주말~월요일 내 전체 개방’이 목표다. NYT는 “2019년 35일간의 셧다운 당시에도 스미소니언 박물관이 나흘 뒤에야 문을 열었다”며 시간차 개장이 불가피하다고 보도했다.
가장 복잡한 분야는 통계지표다. 고용, 소비, 물가 등 월간통계는 꾸준한 데이터 수집이 필요하지만 셧다운으로 인해 공백이 발생했다. NYT는 “9월 지표는 일부 발표될 수 있지만 10월 자료는 수집 자체가 중단돼 공개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이미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포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저소득층 식량 지원 프로그램(SNAP)의 재개는 상대적으로 신속하다. 백악관 예산실에 따르면 4200만명에게 제공되는 SNAP 지원금은 정부 재개 수 시간 내 복구 지시가 내려졌고 최소 7개 주가 혜택 카드 충전을 완료했다. 하지만 WP는 “트럼프 행정부가 11월 SNAP 전액 지급을 법적으로 거부해 대법원까지 간 끝에 절반 수준만 지급된 주도 있으며 전체 수혜자 복구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 보도했다. SNAP 지원금 관리 앱 운영사인 ‘프로펠(Propel)’은 “목요일 기준 약 380만 가구가 아직 11월분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셧다운 기간 중 무급휴직에 들어갔던 연방 공무원 및 공공기관 종사자의 임금도 복구된다. WP는 “정부 재개와 함께 체불 임금 지급이 보장됐으며 빠르면 토요일부터 급여가 지급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기관별 행정 절차에 따라 실제 입금 시점은 일주일 이상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이 인사관리국 설명이다.
셧다운은 종료됐지만 오바마케어(ACA) 보조금 연장 문제 등 주요 현안은 해결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연장을 요구하고 있으나 공화당은 예산안 통과 이후 논의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연방정부는 오는 1월 30일까지 자금이 지원되며 일부 부처는 2026년 9월까지 예산이 확보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 중 단행했던 감원 통지를 철회하라는 지시도 내렸으며 향후 대량 해고 역시 금지된다. 각 부처는 감원 통지를 받았던 직원들을 5일 내 복직시켜야 한다.
NYT와 WP는 “정부는 재가동됐지만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완전 정상화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며 정부와 각 주의 신속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