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케일, 매출 감소에도 IPO 추진
가상자산 운용 대표주자
가상자산 전문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를 신청하면서 올해 들어 9개월간 매출이 20% 감소했다고 밝혔다. 분석가들은 이번 공모를 계기로 IPO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레이스케일은 9월 30일 마감 기준 2025년 1~9월 매출이 3억1870만달러, 순이익이 2억330만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에는 매출 3억9790만달러, 순이익 2억2370만달러였다.
르네상스 캐피털의 수석 전략가 매트 케네디는 2026년 중간선거가 다가오면서 가상자산 규제 환경이 바뀔 수 있는 만큼, 그레이스케일과 비트고(BitGo) 같은 많은 가상자산 기업들이 불확실성이 커지기 전에 상장을 마무리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는 스테이블코인 대형사 써클과 윙클보스 형제가 설립한 가상자산 거래소 제미니 등 여러 유명 가상자산 기업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친가상자산 기조에 힘입어 잇따라 상장했다.
그레이스케일은 IPO 이후 두 종류의 보통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A클래스 주식은 주당 1개의 의결권과 경제적 권리를 동시에 갖는 반면, B클래스 주식은 주당 10개의 의결권을 부여하지만 배당이나 청산 등 경제적 권리는 주지 않는 구조다. 그레이스케일의 지배주주인 디지털 커런시 그룹(DCG)은 두 종류 보통주를 모두 보유해 회사 지배력을 유지하게 된다.
그레이스케일은 자사의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 ETF(상장지수펀드)와 그레이스케일 이더리움 트러스트 ETF 투자자 일부에게 지분을 우선 배정하는 ‘지정 물량 배정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일정 물량을 떼어뒀다.
2013년 설립된 그레이스케일은 약 350억달러 규모 자산을 운용하는 가상자산 업계의 대표 주자다. 이 회사는 2023년 SEC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의미 있는 승소를 거두며 지난해 현물 비트코인 ETF 승인으로 이어지는 길을 연 바 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