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호한도 1억원 상향…저축은행 금리 하락
조달 비용 절감으로 실적 개선 촉매제로 작용
소형사, PF대출 잔액·수익증권 손실 증가 우려
올해 9월 예금보호한도가 1억원으로 상향된 이후 저축은행의 예금금리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달 비용 절감으로 이어져 저축은행 실적 개선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잔액이 오히려 증가세이며, 수익증권 손실 우려도 크게 노출되어 있는 상황이라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14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저축은행의 1년 만기 비대면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2.7%로 8월 말보다 0.3%p 하락하며 최근 3년 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 기간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2.3% 수준에서 유지되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5%에서 2.7%로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저축은행 예금금리 하락의 주된 이유는 영업환경 악화에 따른 자금 조달 필요성 감소때문으로 보인다. 김태현 한기평 실장은 “PF 부실, 개인차주의 상환능력 저하,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대출 확대가 어려워졌고, 대손비용 부담이 늘어난 가운데 대출금리가 정체되고 있어 예상마진 또한 축소됐다”고 “예금보호한도 상향이 저축은행 간 수신 경쟁보다는 조달 여건 개선으로 이어져 예금금리 하락을 가속화했다”고 진단했다.
예금금리 하락은 조달 비용 절감으로 이어져 저축은행 실적 개선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①예금금리 조정 여력 ②부동산금융 리스크 노출 수준 ③대체수익 확보 여부에 따라 저축은행 실적은 차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사는 예금금리 하락에 따라 조달비용이 감소하고, 부동산금융 비중 감소세와 건전성 추이를 감안할 때 관련 손실 부담도 감내 가능해 실적 회복이 가능하다. 플랫폼 제휴, 디지털채널 강화 등을 통해 대체수익 확보에도 유리하다.
반면 중·소형사는 적극적인 부실 PF 정리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여전히 크다. 특히 소형사는 자체 회수 역량이 부족해 PF대출 잔액이 오히려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6월 말 소형사의 부동산 관련 대출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5%로 업권 평균과 유사하지만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40%에 달한다. 업권 평균이 각각 16%, 36%인 것보다 높은 수준이다. 김 실장은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요주의여신에서 고정이하여신으로 전이되는 비율이 높아진 점을 감안하면 고정이하여신비율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수익증권 손실 리스크에도 크게 노출되어 있다. 6월 말 소형사의 자기자본 대비 수익증권 비중이 45%로 2023년 말 11% 대비 급증했다. 같은 기간 업계 평균은 25%에서 41% 증가세를 보였다.
김 실장은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유동성 필요에 따라 예금금리의 변동성이 클 것”이라며 “ 부동산금융 리스크에 대한 노출이 크며, PF 매각 후 수익증권 취득에 따른 상각처리 유예 및 충당금적립 이연 효과가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