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자본 공급하는 IMA<종합투자계좌>사업 본격화

2025-11-14 13:00:17 게재

1호 사업자 미래에셋·한투 … 키움증권, 5번째 발행어음 인가

신청늦은 증권사 긴장감↑… NH 삼성 신한 메리츠 하나 촉각

모험자본 공급을 활성화하는 종합투자계좌(IMA) 및 발행어음 사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IMA 1호 사업자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사실상 확정됐다. 한국형 대형 투자은행(IB) 육성을 위해 2017년 IMA 제도를 도입한 지 8년 만이다. 발행어음 사업자로는 4년 만에 키움증권이 신규로 지정됐다. 이런 가운데 인가를 받지 못한 증권사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심사는 신청사가 많아 한 번에 인가 대상자를 발표하지 않고, 신청서 접수와 실사 진행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결과를 공지한다. 이에 따라 1차 통과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등 신청 증권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본격적인 IMA 사업 ‘생산적 금융 대전환’ =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9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8조원 이상 자기자본 요건의 종합투자금융사업자로 지정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 회의를 통과하면 두 증권사는 본격적으로 IMA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앞서 12일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두 증권사의 IMA 지정을 심의·의결한 바 있다.

세 곳의 IMA 신청사 중 또 다른 후보인 NH투자증권은 지난 9월 말 신청서를 접수한 탓에 심사 일정이 늦어져, 현재는 서류 심사 단계로 다음 달 중 인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번 지정은 정부가 오랜 기간 부동산과 대출 중심이었던 시중 자금의 투자 방향을 혁신산업과 중소·벤처기업, 미래 산업으로 바꾸려는 생산적 금융 대전환으로 평가받는다.

IMA는 대형 증권사가 원금 지급 의무를 지는 조건으로 개인 고객예탁금을 기업대출, 회사채, 벤처기업 투자 등 기업금융 관련 자산에 70% 이상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금융 상품이다.

이를 통해 자본시장의 모험자본(신생기업 벤처 등 위험도 높은 투자) 공급 사슬을 확장하고 실물경제로 자본이 흘러 들어가도록 유도하는 생산적 금융의 핵심 수단이다.

높은 수익성과 원금 보장이라는 장점으로 인해 금리 인하 국면에서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 다만 그만큼 요건이 까다롭다.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만 신청 가능하며, 2017년 제도 도입 이후 실제 인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IMA 인가를 받은 종투사들은 자기자본의 최대 300%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사업에서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낼 수 있게 된다. 실질적으로 자기자본을 확대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의 발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이 12조2600억원,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이 10조2600억원인 만큼 두 회사는 30조원이 넘는 자본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 중 조달금액의 25%는 의무적으로 기업 대출 등 모험자본으로 공급해야 한다.

한편 발행어음 부문에서는 키움증권이 지정 대상자로 선정됐다. 키움의 빠른 접수와 실사 대응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이며,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등 나머지 신청사들은 아직 심사가 진행 중이다.

◆4년 만에 발행어음 사업자 선정 =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이 가능한 채권으로, 증권사의 브랜드 신뢰도와 신용도를 활용해 효율적인 자금 조달이 가능한 수단으로 주목받는다. 신규 인가 요건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이다.

현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4개 증권사만 발행 권한을 보유 중이다. 이들 증권사는 그동안 발행어음을 찍어 조달한 저금리 자금을 기업대출, 회사채, 메자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냈다.

발행어음 신청 증권사들도 내부 태스크포스를 꾸려 전사적인 대응 전략을 세우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투업계의 한 관계자는 “발행어음 사업권의 여부는 자금 조달 파워 면에서 매우 큰 격차를 만든다는 것을 업계가 실감하고 있고, 기업금융 관련해 다양한 파생 기회가 생겨 다들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김영숙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