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사상최대 투자로 국내생산 확대 나선다

2025-11-17 13:00:01 게재

삼성 450조 현대차 125조원 약속

이재용 “국내 투자 위축 없을 것”

재계가 사상최대 국내투자계획을 공개하며 대규모 대미 투자에 따른 국내 투자·생산 위축에 대한 우려를 잠재웠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SK 현대차 등은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개최된 한미 관세협상 후속조치 논의에서 연구개발(R&D)을 포함한 국내 투자계획을 밝혔다.

우선 삼성그룹은 향후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하고 6만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임시 경영위원회를 열고 평택캠퍼스의 2단지 5라인(5공장)의 골조 공사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평택캠퍼스 5공장은 2028년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삼성그룹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비수도권 지역 투자도 확대한다.

삼성SDS는 전남에 대규모 AI데이터센터를 건립하고, 삼성전자는 11월 초 인수를 완료한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 플랙트그룹(플랙트)의 한국 생산라인을 건설한다. 플랙트는 광주광역시에 생산라인 건립을 검토 중이다.

이밖에 삼성SDI는 이른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의 국내 생산 거점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유력한 후보지로 울산 사업장을 검토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국내 산업투자와 관련한 우려가 일부 있겠지만 그런 일이 없게 할 것”이라며 “지난 9월 약속한 대로 향후 5년간 매년 6만명씩을 국내에서 고용하고 국내 시설 투자도 더 적극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2028년까지 국내에 128조원을 투자해 한국의 ‘인공지능(AI) 3대 강국’ 비전 실현에 동참한다고 이날 밝혔다.

용인반도체클러스터에 초대형 규모의 팹 4개를 구축해 고용 효과를 극대화하고 급증하는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SK그룹은 국내 첨단산업 생태계 활성화와 글로벌 AI 허브 국가의 위상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국내 반도체 소재·장비·부품(소부장)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트리니티 팹'(Trinity Fab)을 8600억원 규모로 정부와 공동 구축 중이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회의에서 “원래는 2028년까지 128조원의 국내 투자를 계획했었으나 점점 투자 예상 비용이 늘고 있다”며 “정확한 추산은 어렵지만 용인(반도체 클러스터에만)에 약 600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16일 내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국내에 총 125조2000억원의 투자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직전 5년(2021~2025년)간 국내에 투자했던 89조1000억원을 36조1000억원 웃도는 역대 최대 규모 투자다.

분야별로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중심자동차(SDV) 전동화 로보틱스 수소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50조5000억원 △모빌리티 경쟁력 강화를 위한 R&D투자에 38조5000억원 △경상투자에 36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 1차 협력사가 올해 부담하는 대미 관세 전액을 지원하는 등 협력사와의 상생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정의선 회장은 이날 “국내 생산 위축에 대한 우려를 저희는 잘 알고 있다”며 “자동차 수출을 2030년까지 현재 대비해서 2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 참가한 LG그룹 한화그룹 HD현대 등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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