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틸 “뉴욕 생활비 위기가 맘다니 당선 불러”

2025-11-17 13:00:08 게재

"주택난이 사회주의 키워"

청년 좌절의 정치화 지적

뉴욕시에서 인도계 무슬림 출신 민주사회주의자 조란 맘다니 후보가 시장에 당선된 것을 두고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자 피터 틸이 “양당 모두에 대한 경고 신호”라고 평가했다.

틸은 7일 프리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특히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자본주의에 더 이상 희망을 걸지 못하고 있다는 좌절감을 보여준다”며 “주택 가격과 학자금 부채 문제를 외면한다면 더 많은 유권자들이 급진적 경제정책을 내세우는 후보에게 표를 던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과거 마크 저커버그, 마크 앤드리슨 등에게 보낸 이메일을 다시 언급하며 “밀레니얼의 70%가 사회주의에 호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단순히 ‘세뇌됐다’고 치부할 것이 아니라,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틸은 “엄격한 주택 용적률 규제와 건축 제한은 기성세대의 자산 가치를 올려줬지만 젊은 세대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빼앗았다”며 “젊은 층을 프롤레타리아화하면 결국 공산주의자가 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치 전문가들 역시 맘다니의 승리를 ‘생활비 위기’가 낳은 결과로 해석했다. 여론조사 전문가 프랭크 런츠는 “단순한 인플레이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생활비 부담이 미국 유권자들의 핵심 의제가 됐다”고 진단했다. 틸 역시 “점진적 정책 시도는 실패했다”며 “양당 모두가 보다 과감한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틸은 또 “만약 미국이 사회주의로 기울게 된다면 과거처럼 젊은 세대의 혁명이 아니라, 노년층 중심의 사회주의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무료 의료 같은 복지 요구가 커질 것이고, 혁명이라 해도 ‘70대 할머니들의 혁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란 맘다니는 뉴욕시 최초의 인도계 무슬림 시장으로 기록됐다. 그의 당선은 미국 정치권에 새로운 충격을 던지며, 양당 모두에게 청년층의 불만을 직시하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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