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조사 “셧다운 최후 승자는 트럼프”

2025-11-17 13:00:07 게재

공화당 ‘정치적 승리’ 평가 민주당 지지층은 비판 확산

미국 역사상 최장인 43일 동안 지속된 연방정부 셧다운(일부 업무정지) 사태가 마무리된 가운데 미국 유권자 과반이 이번 협상의 승자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을 지목했다. 민주당은 당내 강경 지지층을 중심으로 불만과 좌절감이 뚜렷하게 표출되며 내부 균열 양상을 드러냈다.

미국 CBS 방송이 유고브와 공동으로 11월 13일부터 14일까지 성인 1288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6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5%가 셧다운 타결 과정에서 공화당과 트럼프 대통령이 더 많은 것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이 승리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6%에 그쳤다.

주목할 점은 민주당 지지자 절반(50%)도 공화당이 승리했다고 답했다는 점이다. 자당이 성공했다고 평가한 민주당 지지자는 15%에 불과했으며, 공화당 지지자 가운데 민주당이 원하는 바를 얻었다고 본 비율은 2%에 머물렀다. 민주당 지지층조차 이번 협상을 사실상 ‘패배’로 인식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셧다운 종결을 이끈 협상안에 대한 평가도 양당 지지층 간에 확연히 갈렸다. 민주당 지지자 중 55%는 “당이 너무 많이 양보했다”고 답했지만, 같은 응답을 한 공화당 지지자는 17%에 불과했다. 민주당은 정부 정상화를 조건으로 내세웠던 ‘건강보험개혁법’(ACA·일명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 요구에서 실질적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당내 일부 중도 성향 의원들이 협상 과정에서 이탈하면서 강경 지지층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응답자들이 느낀 감정은 여론의 방향을 더욱 명확히 보여준다. 민주당 지지층은 좌절(48%), 불만족(45%), 비관(32%) 등의 부정적 정서를 강하게 나타냈다. 반면 공화당 지지층은 안도(50%), 만족(44%), 낙관(34%) 등의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 같은 감정 차이는 정치적 평가를 넘어 향후 당 지지율과 내부 단결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CBS 조사에서는 이번 셧다운이 보건 문제를 다시 부각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도 드러났다. 응답자의 65%는 향후 몇 달 안에 건강보험료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29%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항공교통 관제사와 공무원들의 급여가 재개됨에 따라 응답자 다수는 가까운 시일 내 항공 여행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셧다운 대응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렸다. 긍정 평가는 35%, 부정 평가는 56%로 비판적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민주당에 대한 평가는 더 혹독했다. 민주당의 셧다운 대응을 지지한 비율은 20%에 불과했고, 60%는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이번 조사는 2024년 10월 29일부터 31일까지 처음 조사에 참여했던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다시 실시한 재접촉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오차범위는 ±3.3%p다.

CBS는 이번 결과가 단순한 정치적 승패를 넘어 민주당 내부의 전략 혼선과 정당 신뢰도 하락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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