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24년 만에 M&A 시장 최고 실적 눈앞

2025-11-18 13:00:03 게재

올해 시장 반등 속 점유율 34% 기록

올해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이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로 회복되며 월가 은행들의 점유율 경쟁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1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올해 발표된 3조800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M&A 가운데 금액 기준 34%를 자문하며 24년 만에 최고 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28%에서 큰 폭으로 뛰어오른 수치다.

연말까지 7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이 흐름이 이어질 경우, 골드만삭스의 시장 점유율은 2015년 기록한 34.26%를 넘어 2001년 이후 최고치를 새로 쓰게 된다. 여기에 14일 발표된 시다라테라퓨틱스의 92억달러 규모 머크 인수까지 반영되면 점유율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올해 M&A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으로 연초 주춤했지만, 규제 부담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확산되며 대형 거래가 잇따라 재개됐다. 올해 최대 거래는 비디오게임 업체 일렉트로닉아츠(EA)의 550억달러 상장폐지(비상장 전환) 건이다.

골드만삭스는 경쟁사와 부티크 자문사들의 시장 확대 시도에도 불구하고 우량기업 자문 분야에서 흔들림 없는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실적에 힘입어 골드만삭스 주가는 이번 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거래 금액 기준 점유율’과 실제 수수료 수입은 다르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골드만삭스의 완료된 거래 기준 수수료 점유율은 10.7%다. EA 거래 자문 수수료는 1억1000만달러로, 골드만삭스 역사상 최대 규모지만 실제 지급까지는 6~12개월이 더 필요하다.

올해 발표된 주요 인수합병에는 유니언퍼시픽의 850억달러 규모 노퍽서던 인수, 킴벌리클라크의 타이레놀 제조사 켄뷰 487억달러 인수 등이 있다. 켄뷰 거래에서는 골드만삭스와 센터뷰가 공동 자문했다. 유니언퍼시픽–노퍽서던 거래에서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1억3000만달러 수수료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테판 펠드괴제 골드만삭스 글로벌 M&A 대표는 “지금은 규제와 시장 여건이 인수합병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전략적으로 설득력이 있는 거래라면 경영진이 적극적으로 움직일 분위기”라고 말했다.

FT에 따르면 웰스파고는 올해 발표된 M&A에서 약 8% 점유율을 기록하며 지난해 17위에서 8위로 순위가 크게 상승했다. 씨티그룹은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17%에서 올해 13.6%로 낮아졌지만, 완료된 거래 기준 수수료 점유율은 4.8%로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FT는 웰스파고와 씨티그룹을 포함한 월가 주요 은행들의 점유율 변동이 두드러졌다고 전했다.

현재 거래 금액 기준 시장 점유율 2위는 JP모건, 3위는 모건스탠리가 차지하고 있으며, 두 은행의 순위 경쟁도 치열하다. 다만 수수료 기준으로는 JP모건이 더 앞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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