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가스수요 2030년까지 계속 는다
IEA “중국·인도·미국이 4대 핵심 성장축”
미국 데이터센터 증가도 가스 수요 견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까지 세계 가스 수요가 연평균 1.5~1.7% 증가해 4조6300억~4조7000억㎥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18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이 IEA의 보고서를 분석·정리한 ‘세계 중기 가스시장 전망(2024~2030년)’에 따르면 세계 가스 성장세의 핵심 배경으로 △중국 △인도 △미국 △해상 수송 등 4가지 특별 신규 수요 증가를 제시했다.
◆중국은 수송용, 인도는 도시가스용 = IEA는 중국을 대표적인 신규 수요처로 꼽았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도로 운송용 액화천연가스(LNG) 인프라를 독자적으로 구축하며 LNG 트럭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해 왔다.
2024년 기준으로 약 100만대의 LNG 트럭·버스가 약 250억㎥의 가스를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 시나리오 기준 2030년에는 해당 수요가 480억㎥/년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경유 대비 LNG 현물 가격이 낮아질 경우 최대 530억㎥/년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
인도의 도시가스 수요 확대도 주요한 성장 요인이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가정용 도시가스 사용을 10배, 충전소(CNG·LNG) 부문 수요를 3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는 또 하나의 수요 증가 축이다. IEA는 미국 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2030년까지 약 250TWh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현재 데이터센터 전력의 40% 이상을 가스 발전으로 충당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2030년까지 약 200억㎥/년 규모의 추가 가스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생에너지 확대가 전력 부문의 가스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과 석탄발전 퇴출 흐름이 맞물리면서 발전용 가스 수요는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LNG 운반선 수요도 급증 = 해상 수송 부문 또한 가스 소비 확대가 예상되는 분야로 지목됐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강화와 LNG 연료 전환 움직임이 결합되면서 LNG 연료선박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IEA는 국제·국내 해운을 합한 선박용 LNG 수요가 2024년 대비 70% 확대돼 2030년에는 총 440억㎥/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세계 LNG 운반선 규모는 2025년 초 830척에서 2030년 1100척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IEA는 이 4가지 부문의 수요 확대가 향후 세계 가스 수요 증가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께 제시된 산업·에너지·발전용 수요는 전체 증가분의 약 4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중에서도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신흥국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IEA는 “아·태 지역은 2030년까지 세계 가스 수요 증가의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며 “중국 혼자만으로도 전 세계 증가분의 약 25%를 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가스 계획은 비현실적 = 한편 우리나라는 LNG 설비는 크게 늘어나는데 발전량은 대폭 줄어드는 형태로 가스계획을 수립해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따르면 LNG 설비는 2023년의 43.2GW에서 2030년 58.8GW, 2038년 69.2GW로 크게 늘어난다. 하지만 LNG 발전량은 2023년 157.7TWh에서 2030년 161.0TWh로 늘었다가 2038년 74.3TWh로 줄어든다. 가스발전 비중은 2023년 26.8%에서 2030년 10.6%로 곤두박질한다. 설비는 크게 늘어나는데 발전량은 대폭 준다면 결국 이용률이 큰 폭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다.
국가온실가스감축계획(NDC) 이행 및 2050년 탄소중립 실현목표를 염두에 둔 고육지책으로 보이지만 비현실적인 계획이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 필요한 신규 전력 등을 고려하면 제 12차 전기본에서는 수도권에 LNG 열병합발전소 건립을 반영하는 등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비수도권에 발전소를 지어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으로 운반하려면 송전선로가 필요한데 주민수용성 등을 고려하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