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비트코인 급락속 1억달러 파생상품 완판

2025-11-19 13:00:02 게재

월가는 비트코인 편입 가속

양방향 구조로 하락 대응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는 와중에도 모건스탠리가 부유층 고객을 대상으로 출시한 비트코인 파생상품이 예상 밖의 호응을 끌어냈다.

이 은행은 이달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인 IBIT에 연동된 파생상품을 1억400만달러어치 판매했다. 현재 미국 암호화폐 연계 파생상품 중에서 발행액 기준 최상위권에 속하는 규모이다. IBIT은 블랙록이 운용하는 비트코인 현물 ETF로, 미국 시장에서 가장 큰 비트코인 투자상품이다.

이번 상품은 만기 2년의 이른바 양방향 구조의 자동조기 상환형 파생상품(dual directional autocallable trigger plus)형태로, ETF 가격이 일정 범위 안에 있을 때 수익을 강화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가격이 보합이거나 오르면 높은 수익을 주고, 떨어지더라도 하락폭이 25% 이내면 제한된 수익을 제공한다. 다만 하락폭이 25%를 넘어서면 ETF와 동일한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비트코인이 여전히 투기적 자산이란 평가를 받는 가운데, 월가에서는 이를 하나의 정식 자산군으로 편입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등도 최근 IBIT 기반 구조화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옵션으로 헤지하고, 위험 모델에 넣고, 사모 고객용 상품으로 포장해 파는 방식이다.

IBIT의 등장은 이러한 흐름을 가속했다. 초기 암호화폐 연계 노트가 코인베이스 등 개별 종목에 기대어 만들어졌던 것과 달리, IBIT은 SEC 규제를 받는 장내 ETF라 거래 가격이 투명하고 유동성이 높아, 은행이 상품을 만들 때 가격 산정과 헤지·위험 관리가 훨씬 수월하다.

모건스탠리 상품도 이런 수요를 반영한다. IBIT 가격이 1년 뒤 발행가 이상이면 상품이 자동 조기 상환돼 원금과 약 28%의 수익을 돌려준다. 가격이 떨어져도 발행가의 75% 이상이면 만기까지 유지되며 최대 25%의 수익을 노릴 수 있다. 하지만 그 이하로 떨어지면 ETF 낙폭만큼 손실이 난다.

전문가들은 노년층에게는 부적합한 고위험 상품이라고 지적하면서도, 비트코인을 직접 매수할 의향이 있는 젊은 투자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변동성은 여전히 크지만, 월가가 위험을 포장하고 분산하는 방식이 비트코인의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IBIT 기반 상품은 구조화상품 시장 전반 호황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채권보다 높은 수익률을 노리면서도 일정 수준의 원금 보호를 원하는 투자자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다만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워낙 커 동일 구조의 주식·지수형 상품보다 위험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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