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500 향후 10년 수익률 6.5%"

2025-11-19 13:00:01 게재

골드만삭스 “역사적 저성장 국면 진입할 것”

미 대기업 수익성 정점, AI 성장성이 변수

신흥시장 11%, 미국 증시 6.5% 성장 예상

월스트리트 대표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향후 10년간 세계 증시 전망을 내놓으며 투자자들에게 뜨거운 현재 시장에 대한 냉정한 시각을 주문했다. 미국 S&P500 지수가 2026년 말 7600포인트까지 상승하며 단기적으로는 11% 가량 오를 것으로 내다봤지만, 장기적으로는 역사적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수익률을 예측해 눈길을 끈다.

피터 오펜하이머 골드만삭스 최고 글로벌 주식 전략가 팀은 미국 S&P500의 향후 10년 연평균 수익률을 6.5%로 전망했다. 이는 1990년 이후 장기 수익률과 비교할 때 하위 30% 수준으로, 역사적으로도 낮은 구간이다. 글로벌 주식 전체의 연평균 수익률 전망치인 7.7%와 비교해도 뒤처지는 수치다.

이런 전망은 연평균 주당순이익 성장 6%, 밸류에이션 하락 1%, 배당수익률 1.4% 추정치를 합산해 도출됐다.

골드만삭스가 미국 증시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기업 수익성이 이미 정점에 달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S&P500 대기업들의 순이익률은 1990년 5%에서 현재 1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지난 30여 년간 글로벌 공급망 통합과 금리·법인세율 하락에 힘입어 수익성이 2배 이상 개선됐지만, 이제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주가수익비율도 현재 23배에서 10년 후 21배로 약 10%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금리가 급격히 오르거나 기업 수익성이 급락하지 않는 한, 미국 주식 평가는 장기 평균을 웃돌 가능성이 높다고 여지를 남겼다.

거시 경제 환경에 대해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가 2025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근원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는 2025년 말까지 2% 수준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원유 가격은 2026년까지 공급 급증으로 브렌트유가 배럴당 56달러, WTI 유가 52달러까지 하락했다가 2028년쯤 각각 80달러와 76달러로 회복되면서 향후 10년간 평균 70달러 선에서 안정화될 전망이다.

반면 미국 밖 시장에 대해서는 훨씬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신흥시장은 연평균 10.9%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세계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했고, 아시아 시장도 10.3%의 높은 수익률을 전망했다.

유럽 시장 역시 7.1%의 수익률이 기대되는데,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에서 나올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미국 대형 기술주 중심에서 벗어나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흥국과 선진국으로 투자를 분산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다.

장기 시장 전망을 좌우할 가장 핵심적인 변수로 인공지능을 꼽았다. AI가 예상을 뛰어넘는 생산성 개선과 매출 확대를 이끌어낸다면, S&P500의 평균 주당 이익 성장률이 6%에서 9%까지 뛸 수 있다고 봤다.

기술 섹터의 시장 비중이 계속 커지고 기업들이 AI로 이익률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성공한다면 시장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거대 기술 기업들이 AI 전환기에 지배력을 잃고 이를 대체할 새로운 강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시장 전체가 침체에 빠질 위험도 있다는 경고도 함께 내놨다.

골드만 삭스의 향후 10년간 주식 시장 성장 둔화 전망은 투자자들에게 중대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두 자릿수 연간 수익률의 시대는 막을 내리고 있다.

따라서 내년 미국 대형 성장주에 호재가 존재하지만 투자자들은 이제 변동성 심화와 마진 압박, 그리고 종목 선별의 중요성이 커지는 새로운 시장 질서에 대응해야 한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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