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적’ 오픈AI, 독주 체제에 균열 드러나

2025-11-21 13:00:01 게재

대형 지출 우려·경쟁자 추격

대규모 연속 계약으로 ‘AI 대세’ 이미지를 구축해온 오픈AI가 최근 흔들리고 있다. 경쟁사들의 추격이 거세지는 가운데, 급등한 기업가치와 복잡한 재무 구조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이코노미스트 1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오픈AI의 독주 체제에 “금이 가고 있다”는 평가가 확산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18일 마이크로소프트(MS)와 엔비디아가 오픈AI가 아닌 경쟁사 앤트로픽에 15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점을 주목했다. 앤트로픽은 이 자금으로 MS 애저(Azure)에 300억달러 규모의 연산 자원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그동안 오픈AI 중심으로 돌아가던 투자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오픈AI의 ‘지출 속도’도 중요한 논란거리다. 회사는 향후 10여 년간 데이터센터 구축에 약 1조4000억달러를 투입하기로 약속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알파빌(Alphaville) 블로그는 19일 이 같은 미이행 계약이 여러 기술기업의 재무 계획을 떠받치는 구조가 됐다고 지적했다.

오라클 미이행 계약의 약 3분의2, 코어위브의 약 5분의2가 오픈AI와 연결돼 있으며, MS와의 미이행 계약도 3750억달러에 이른다. Alphaville은 실제 집행이 지연될 경우 “파급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회계 투명성 논란도 이어졌다. 20일 ‘빅쇼트’의 주인공 마이클 버리가 “오픈AI의 감사인이 누구냐”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뒤, 알파빌은 21일 두 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오픈AI의 미국 본사 감사인은 델로이트(Deloitte)라고 확인했다.

알파빌은 유럽 자회사들도 델로이트의 감사를 받고 있으며, 구조적으로도 “일관된 조합”이라고 설명했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앤트로픽의 기업가치는 두 달 만에 1830억달러에서 3500억달러로 급등했고, 엘론 머스크의 xAI도 2300억달러 가치로 150억달러 조달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자체 칩으로 학습되는 신형 모델 ‘제미니3’를 공개하며 비용 우위를 내세웠고, 이에 알파벳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연구개발 부담은 커지고 가격 압력도 강해질 것”이라며, 오픈AI가 천문학적 지출을 정당화할 만큼의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시장의 선두 자리를 지켜온 오픈AI는 여전히 기술과 생태계 측면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 외형을 떠받치는 계약, 평가, 감사는 더욱 정교한 검증대에 오르고 있다. 급등한 기업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오픈AI가 그만큼의 투명성과 실행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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