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인권위원장들 “안창호·김용원 사퇴를”
“윤석열 기본권 옹호, 반역사적 결정 주도”
전임 국가인권위원장·인권위원·사무총장 등 28명이 20일 안창호 현 인권위원장과 김용원 상임위원의 동반 사퇴를 촉구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안경환·최영애·송두환 등 전임 인권위원장 3명과 인권위원 21명, 사무총장 4명은 이날 성명을 내고 “안 위원장은 즉각 사퇴하고, 김 상임위원은 즉각 동반 사퇴하라”고 밝혔다.
이들은 “인권위는 창설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며 “급기야 과장급 간부 직원들까지 실명으로 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인권위가 더 이상 정상적 인권기구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이 위기의 직접적 책임은 두 사람에게 있다. 바로 안창호 인권위원장과 김용원 상임위원”이라고 직격했다.
이들은 “안 위원장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왔고, 역대 인권위가 역점적으로 추진해 온 차별금지법 제정 노력까지 사실상 중단시킨 장본인”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에 대해서는 “막가파식 언행으로 인권위를 조롱거리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채 상병 사망 사건 처리에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특검의 수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까지 일으켰다”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두 사람이 윤석열 내란 사태 이후 윤석열의 기본권 옹호를 내세워 반역사적 결정을 주도했다는 점”이라며 “헌정질서를 파괴한 권력자에게 인권이란 미명으로 사실상 면죄부를 부여한 이 결정은 인권위 역사상 가장 큰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한탄했다.
이들은 “인권위는 인권의 최후 보루고, 그 보루가 다시 설 수 있는 첫걸음은 인권의 가치를 스스로 훼손한 두 사람의 퇴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