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살롱

미숙아 저체중아 출생률 증가에 주목하자

2025-11-24 13:00:01 게재

우리나라의 저출생 현상은 전세계적으로도 유례없이 심각한 수준으로 최근 몇년 간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24년 기준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은 0.75명으로 집계돼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23년 연간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유일하게 6년 연속 1명 미만의 출산율을 보이고 있다.​ 2024년 출생아수는 약 23만8000여명으로, 2015년 43만8000여명에 비해 8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우리사회에서 저출생은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그나마 태어난 아이에게도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미숙아와 저체중아 출생률이 특별히 높아져 우려를 낳고 있다.

임신 중에 태아가 정상적으로 발달하는지 살펴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지표는 태아의 체중이다. 신생아의 정상체중인 3.5kg다. 2.5kg 이하면 저체중아로 분류된다. 저체중아는 출생 시 신체적 생리적 미숙상태와 관련되어 생존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뿐만 아니라, 정상 신생아들보다 성장발달에 더 많은 문제와 위험요소를 지니게 된다.

저체중 신생아의 경우 태어난 후 얼마 동안은 모유나 인공영양을 잘 먹을 수도 없고 스스로 체온 조절을 잘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가지 병에 더 잘 걸릴 수 있고 또 병에 걸리면 더 심하게 앓을 수 있다. 그러므로 보다 적극적인 치료와 양육이 필요하다.

전체 출생아 10명 중 1명이 미숙아

임신시 산모의 정상 임신주수는 37~42주인데, 36주 이전에 출생한 태아를 미숙아(조산아)라고 부른다. 미숙아의 출생빈도는 나라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전출생아의 5~10 % 정도라고 한다.

미숙아의 출생 원인으로는 임신중독증이나 모체의 만성질환 등 각종 임신합병증 등 임신중 질환, 또는 성기출혈이나 다태아 임신, 이상임신, 환경오염물질 노출, 미숙아 출산 경험 등으로 다양하다. 물론 원인불명의 경우도 있다. 미숙아는 생활력이 약하고 사망률도 높으며, 대체로 출산시 체중이 1kg 이하에서는 90%, 1~1.5kg에서는 50%, 1.5~2.0 kg에서는 25%, 2~2.5kg에서는 10%가 사망한다.

2024년 우리나라 미숙아(조산아)와 저체중아의 유병률은 각각 약 10.2%, 7.8%로 집계되었다. 즉 전체 출생아 10명 중 1명 꼴로 미숙아가 태어났으며, 저체중아 비율도 8%에 가까워진 것이 특징이다.​

최근 5년 간 미숙아 비율은 2019년 8.1%에서 2024년 10.2%로 상승했고, 저체중아 비율도 6.6%에서 7.8%로 증가했다.​ 미숙아 저체중아 증가는 평균 출산연령(특히 35세 이상 고령 산모) 상승, 다태아 출생 증가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난히 높은 제왕절개 비율, 과불화화합물(PFAS, Per-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와 같은 유해물질 노출수준이 높은 것도 한 요인으로 주목받는다.

우리나라의 최신 제왕절개 분만율은 약 65~67% 수준이다. 산모 3명 중 2명이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는다는 의미다.​ 2025년 상반기 우리나라의 제왕절개 비율은 67%(자연분만 3만7960명, 제왕절개 7만7102명)로 OECD 국가 중 터키에 이어 2위, 세계적으로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 제왕절개율 10~15%의 4~6배에 해당한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 신생아 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저체중아 미숙아를 포함하는 고위험 신생아 비율이 높아지고 있으며, 심장기형과 잠복고환과 요도하열 등 일부 특정 비뇨생식기 이상 신생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태아 건강 지킬 정책 개발 필요

이러한 출생기에 나타나는 신생아 건강문제는 장애를 남기거나, 성인시기의 만성질환으로 이어지는 등 심각한 피해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한 예방관리 대책 수립이 절실하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출생률을 높이려는 사회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또 적게 낳더라도‘안전하게 건강하게 태어나게 하는 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모자보건, 산전·산후관리 정책을 재구조화해야 한다.​

각 지역에서 정상분만을 할 수 있는 의료환경을 갖추는 일도 매우 절실하다. 미숙아 저체중아 기형아 등 태아의 건강을 모니터링하고 분석하는 체계도 갖추고 태아의 건강을 지킬 정책 개발도 필요하다.

태아를 안전하게 건강하게 태어나게 하는 것은 우리사회의 운명을 좌우할 만큼 중차대한 일이어서 미숙아 저체중아 예방관리대책 등 전사회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임종한 인하대병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