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전문가 96% 금리동결 예상

2025-11-25 13:00:26 게재

경제성장률 전망 상승 … 고환율 장기화

금리인하 기대 후퇴… 국고채 금리 상승

국내 채권전문가 100명 중 96명이 오는 27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상승한 데다 고환율 장기화로 금융 불균형이 확대된 영향이 크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최근 시장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12월 채권시장 심리는 전월 대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금리 채권시장 심리 악화 = 25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5년 12월 채권시장지표’에 따르면 시장참여자 96%가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이달 14일부터 19일까지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동결 전망은 지난달 85%보다 11%p 더 높아졌다.

금투협은 “경제성장률 전망치 상승과 고환율 장기화로 11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예상이 직전 조사 대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시장금리 관련 채권시장 심리는 전월 대비 악화됐다. 12월 금리전망 BMSI(채권시장지표)는 금리 상승에 21명(전월 4명), 금리하락에 28명(전월 55명) 응답해 107.0(전월 151.0)으로 집계됐다. 한국과 미국에서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확대됨에 따라 국내 단기자금 및 국고채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12월 금리 상승 응답자가 전월 대비 증가한 것이다.

◆“인하할 이유 없다” = 증권가에서는 금리동결 배경으로 여전한 부동산 가격 상승과 환율상승으로 야기된 금융 불안정을 꼽았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가격이 안정을 찾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환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원자재 가격이 조금씩 올라가는 등 금융 안정은 무엇하나 개선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올해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기존 전망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점도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떨어뜨린다. 한국은행은 11월 수정경제 전망에서 성장률과 물가 전망을 모두 상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전망 상향의 주된 배경은 반도체 수출과 민간소비 회복 흐름이 견조하다는 점이 제시될 것이며, 물가는 환율상승과 서비스 물가 상승압력, 농축수산물 가격 불안 등이 주된 요인이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통위와 함께 공개될 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 전망치를 상회한 2~3분기 실적치를 반영해 올해 성장률을 1.0%, 내년 성장률은 수출 등 가정 변화 등으로 1.8~2.0% 수준으로 상향할 전망이다. 내년 성장률이 상향되면 기존에 한은이 제시한 중장기 잠재성장률에 준하는 수준에 도달하게 되면서 사실상 인하 사이클에 대한 근거가 약화될 수 있다.

◆금리인하 사이클 중단? = 시장에서는 금리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진단도 나왔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10월부터 금리인하 사이클은 이미 종결되어 내년에는 연간 동결이 예상된다”며 “이번 금통위의 주요 관심사는 △수정 경제전망의 내년 성장률 전망과 △성명서 문구 수정 여부와 소수의견, 포워드 가이던스 △지난 외신 인터뷰에 대한 총재의 발언 등에 있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금통위는 성명서에 ‘금리인하 기조를 이어가 나가되’라는 문구를 이번에는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차후 이 문구가 삭제되는 시점은 내년 2월 쯤, 추가 인하 여부 자체를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변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은 총재가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은 유효하지만, 조건에 따라 동결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취지의 설명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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