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 연계 적합서 지구과학 ② ‘대기·해양’
지구의 생명을 유지하는 ‘블루 머신’
“저자는 저명한 해양학자이자 BBC 다큐멘터리의 오랜 진행자답게 바다에 대한 온갖 이야기를 다채롭게 풀어놓는다. 지구의 7/10을 차지하는 그러나 아직도 미지의 세계인 바다를 다양한 학문의 관점에서 깊이 있게 통찰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
신애희 서울 대영고 교사 등 지구과학 교과 자문 교사단이 ‘블루 머신’을 추천하는 이유다.
헬렌 체르스키의 ‘블루 머신’은 바다라는 거대한 영역을 정교한 기계에 비유하며 바다는 단순한 자연이 아니라 지구 전체를 움직이는 핵심 장치임을 보여준다. 책은 해류와 바람, 빙하, 심해의 생명체들이 서로 맞물려 지구 시스템을 유지하는 과정을 차근차근 풀어낸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작은 존재나 현상이 바다 연구의 핵심 실마리가 된다는 사실이다. 고둥과 따개비, 고래 같은 생물을 통해 바다의 흐름과 과거를 추적하는 일, 소리의 속도를 이용해 해수의 온도를 측정하고 그 결과를 지구 온난화와 연결시키는 방식, 프레온 가스 농도를 통해 해양 순환의 경로를 드러내는 방법 등이 그것이다.
안타깝게도 이 ‘푸른 기계’는 위기에 놓여 있다. 지난 두 세기 동안 인간은 바다를 포함한 지구 전체에 과중한 부담을 줬다. 기후변화, 오염, 무분별한 남획은 바다의 균형을 무너뜨렸다. 저자는 과학적 데이터와 사례를 통해 이러한 현실을 차분히 짚어낸다. 바다는 단순히 감상하거나 보존해야 할 풍경이 아니라 인류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생명 유지 장치’라는 점을 강조한다. 인간이 생존하려면 지구가 완벽하게 작동해야 하고 지구를 위해선 해양 엔진의 물리적 체계와 생물학적 체계의 보존이 필수적이다.
‘블루 머신’은 해양학적 지식을 넘어 우리가 세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서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인간이 초래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바다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책장을 덮고 나면 바다는 그저 푸른 수평선이 아니라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떠받치는 거대한 엔진으로 다가올 것이다.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 추천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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