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 지속 전망…장기채보다 단기채 전략 유효”

2025-11-28 13:00:02 게재

통상환경·외환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국내 기업 부실 위험 ↑

수급 여건 약화로 채권 가격 변동성 커질 듯 … 양극화 심화

한국은행이 지난 5월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4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시장에서는 금리동결 기조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며 2026년 말에도 현 수준의 기준금리를 예상했다. 내년 크레딧 채권시장은 금리동결 기조 속에서 자금 유입 속도가 올해 대비 절반 정도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급 여건이 약화되면서 채권 가격의 변동성도 확대되며 양극화 심화가 우려된다. 채권전문가들은 내년에도 기준금리 동결이 지속되면서 시장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며 장기채보다 단기채, 고금리 만기 보유 전략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3년물 1년 4개월 만에 3%대 =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1.8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013%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3.351%로 10.0bp 상승했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11.3bp, 10.8bp 상승해 연 3.197%, 연 2.842%에 마감했다. 20년물은 연 3.315%로 7.7bp 올랐다.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7.3bp, 7.9bp 상승해 연 3.237%, 연 3.189%를 기록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채권 금리가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금통위 의결문에서 추가 금리 인하 관련 문구가 다소 약한 어조로 수정되면서 향후 경제·금융 상황에 따라 추가 인하가 없을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날 오후 금투협 주최로 열린 ‘2026년 채권·크레딧시장 전망 포럼’에서도 채권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은 종료됐다고 평가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첫 번째 주제 발표에서 “인플레이션은 올해와 비슷한 2% 수준으로 예상하지만 물가 불안 요인이 잠재해 있고, 부동산 시장 등 금융안정 여건을 점검해야 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사실상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다”며 “2026년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현 수준 동결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행 주택가격 전망(CSI)은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 기록했고 수도권 부동산 가격은 여전히 강세인 가운데 한국 경제는 올해 1% 수준의 성장률에서 내년 2.2%로 큰 폭의 개선이 예상된다”며 “가계부채 등 금융 안정 여건을 고려할 때 추가 금리 인하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향후 채권 투자 전략에 대해 “금리 변동성에 민감한 장기채보다는 만기 5년 이하 단기채 중심의 캐리 앤 롤다운(Carry&Roll-down) 전략이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는 채권의 이자 수익(Carry)과 시간 경과에 따른 자본 이득(Roll-down)을 모두 추구하는 전략이다.

◆회사채 수급 여건 약화…변동성 심화 = 두 번째 발표를 한 윤원태 SK증권 자산전략부서장은 2026년 크레딧 채권 시장에 대한 경고음을 냈다.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 이후 크레딧 채권 수요 기반이 약화된 상황에서 공급 변동 요인에 의해 회사채와 여전채 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윤 부장은 “내년 신용리스크 위험은 내수 부진 및 건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국제 통상환경 불확실성 확대와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등 국내 기업의 부실 위험 증가한 상황”이라며 “한계기업의 경영 정상화 어려움, 기업의 채무 상환능력 저하,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자 상환 부담 가중 등의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채 시장 등급별 양극화는 더 심해질 전망이다.

올해 들어 A급 채권 수요가 급감했으며 발행량도 감소한 가운데 크레딧 채권 강세장에서도 AA등급 대비 A등급은 상대적 약세를 보였다. 윤 부장은 “2026년엔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단기-고금리 채권 만기보유전략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A급 내에서 등급 상향이 기대되는데 주로 대주주 지원 가능성 높은 기업, 실적 개선세 뚜렷한 기업 중심으로 매수세 집중되면서 등급 내에서도 차별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BBB 등급 회사채 시장 붕괴 조짐도 문제다.

윤 부장은 “하이일드 펀드 분리과세 혜택이 지난해 말 종료되면서 하이일드 채권 수요가 이미 둔화되는 상황인데 이를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수요와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하이일드펀드 분리과세 혜택의 재도입과 중소·중견기업의 자금조달 지원을 위한 QIB(적격기관투자자) 제도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이일드펀드는 기업 자금조달 여건 개선 및 회사채 시장 양극화 완화 목적으로 2014년도 최초 도입했다. 윤 부장은 “BBB 시장은 시스템 안정성을 지탱하는 중간 계층이자 충격 흡수 장치로 이 구간이 붕괴되면 산업별 자금 흐름이 왜곡되고 신용 리스크가 훨씬 빠르고 크게 확산될 수 있다”며 ““한국 크레딧 시장 전체의 신용사다리를 유지하기 위해 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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