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살롱
마늘이 가진 효능과 마늘 냄새 제거하기
공포 영화에 나오는 뱀파이어를 물리치기 위해서 영화 속 주인공은 마늘을 사용한다. 왜 뱀파이어를 물리치는데 마늘이 사용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뱀파이어의 전설이 루마니아 세르비아 등의 동유럽에서 시작되었고, 이들 나라에서는 오래 전부터 나쁜 기운을 쫓아내는 목적으로 마늘을 사용해 왔기 때문이다. 뱀파이어와 다른 나쁜 기운을 물리치기 위해 특별한 명절에 마늘을 문과 창문에 걸어놓거나 문에 바르기도 했다고 한다.
이런 풍습의 유래에 대해서 유럽 역사에서 가장 잔혹했던 전염병인 페스트가 등장한다. 페스트는 1300년대에 유럽을 휩쓸어 당시 유럽 인구의 1/3이 사망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때 페스트를 물리치기 위해서, 마늘을 사용해서 집 문과 창문에 걸어놓는 일이 크게 유행했다고 전한다.
그렇다면 왜 마늘인가? 마늘은 실제로 항균작용이 강해서, 일상생활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강력한 소독효과를 보여준다. 많은 종류의 감염성 박테리아는 마늘 즙을 물에 희석한 용액에 넣으면 곧 사멸한다. 따라서 상하기 쉬운 음식이나 삼겹살 생선회와 같은 음식을 먹을 때 마늘을 곁들여 먹는 것은 식중독으로 인한 배탈을 예방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
마늘의 효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나쁜 콜레스테롤(LDL)을 낮춰주어 심혈관을 건강하게 만들기도 하고 인체의 면역력을 높여주는 효과도 있다. 게다가 항암효과도 많이 알려져 있다. 미국 뉴욕대학의 연구 (유럽영양학회지 2021)에서는 마늘이 특히 대장암 억제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됐다.
마늘은 익히더라도 항암 효과는 유지되기 때문에 익히거나 흑마늘을 먹는 것도 좋다. 흑마늘은 마늘을 여러 가지 조건에서 오랫동안 숙성시켜서 만드는데 먹기도 좋고, 전립선암에 흑마늘이 효과가 있다는 실험 연구가 2024년에 스페인에서 보고된 바 있다.
항균작용 항암효과도 과학적으로 입증
마늘의 역사를 살펴보면 고대 이집트나 그리스에서 재배됐고 실크로드를 따라 기원전 2세기경에 중국에 도입되었다고 한다. 한국에 전해진 것은 그보다 더 후대일 것이기 때문에 단군신화에 나오는 곰과 호랑이가 먹은 마늘은 지금의 마늘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이 땅에서 자생해 왔던 달래나 산부추 산마늘일 것이다.
이집트에서 발견된 기원전 1500년경의 파피루스에서는 두통이나 심신쇠약에 마늘을 약으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히포크라테스도 마늘을 약으로 사용했으며 서양에서는 아주 오랜 기간동안 스테미너 식품으로 마늘을 먹어왔다.
물론 서양에서는 생마늘을 먹는 일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 구워서 먹거나 조리해서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유튜브 영상에서도 한국 사람들이 생마늘을 쌈에 싸서 먹는 것을 처음 보고 매우 충격적이었다는 외국인의 인터뷰가 곧잘 나온다. 향이 강하고 매운 생마늘을 먹는 것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1인당 마늘 소비량은 세계 상위권으로 국내 생산으로 다 조달하지 못해 매년 많은 양의 마늘을 중국에서 수입해온다. 생마늘을 먹기도 하지만 김치에도 들어가고 장아찌를 만들어 먹는 등 많은 요리에 사용하고 있다.
마늘의 독특한 냄새의 주범인 ‘알리신’은 황 화합물인데, 마늘 조직이 깨지면 마늘 속의 알린과 알리나아제가 만나서 알리신으로 변하면서 강한 냄새를 일으킨다. 알리신은 원래 마늘이 다른 동물이나 곤충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방어체계로 만들어진 것이다.
고추의 매운 맛을 내는 ‘켑사이신’ 성분이 열에 강한데 비해 마늘의 주성분인 ‘알리신’은 열에 매우 약해 쉽게 파괴된다. 때문에 익혀도 매운 고추와 달리 마늘은 열을 가하면 매운 맛과 독한 향이 바로 줄어든다.
식전 우유나 녹차도 냄새 제거에 좋아
마늘을 먹고 난 다음에 입에서 나는 마늘 냄새는 꽤 강하기 때문에 사람들을 만날 때 신경이 쓰이고 불편하다. 어떻게 하면 마늘 냄새를 없앨 수 있을까? 마늘을 먹은 직후에 양치질도 마늘 냄새를 줄여주지만 근본적으로 마늘 냄새는 위장에서 올라오는 것이라서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다.
마늘을 먹기 직전이나 직후에는 우유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우유의 칼슘과 단백질 성분이 마늘 냄새의 주범인 황 화합물을 중화하기 때문이다. 사과 배와 같은 과일을 같이 먹는 것도 도움이 되고, 구연산이 함유된 레몬즙을 마시거나 카테킨 성분이 많은 녹차를 마시는 것도 마늘 냄새를 없애는 데 좋다.
최근 통계를 보면 한국인의 마늘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고 한다. 전통적인 식생활이 변화되기 때문인데, 현대인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마늘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