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IPO 시장, 모건·골드만이 ‘싹쓸이’

2025-12-01 13:00:05 게재

4년래 최대, 홍콩 IPO 부활

발행규모 전년비 232%↑

미국 대형 투자은행들이 미중 갈등 속에서도 홍콩 증시에서 잇따른 대형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 물량을 휩쓸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급증하면서 홍콩 금융시장이 되살아난 가운데, 서구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최대 수혜를 입고 있다는 게 11월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분석이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1월부터 11월 말까지 홍콩에서 총 116억달러 규모의 주식 거래를 주관하며 1위를 기록했다는 게 이날 블룸버그 집계다. 골드만삭스가 74억달러로 뒤를 이었고, 중국계 시틱과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스위스계 UBS가 그 뒤를 이었다. 홍콩 자본시장은 최근 중국 기업들이 수십억달러대 조달에 나서면서 빠르게 온기를 되찾고 있다. 홍콩은 올해 IPO 자금 유치 규모가 4년래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LSEG(런던증권거래소그룹)에 따르면 IPO와 추가 증자발행(ECM)을 포함한 홍콩 주식자본시장 발행 규모는 올해 현재까지 731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2% 급증했다. 모건스탠리의 아시아·태평양 글로벌 자본시장 책임자인 사우라브 디나카르는 중국 기업들의 홍콩 주식 발행 흐름이 뚜렷이 반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계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거대 딜에는 여전히 세계적 브랜드가 필요하다"며 "중국 기업들은 대형 거래를 해외 투자자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골드만삭스나 모건스탠리 같은 세계적 투자은행을 선택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중 관계 경색은 투자은행들의 홍콩 사업에 대한 감시를 강화시키고 있다. 미국 하원 산하 위원회는 이달 모건스탠리 최고경영자 테드 픽에게 홍콩 상장 기업 쯔진 골드의 인수·주관 과정에 관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중국계 증권사들도 홍콩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홍콩은 중국 본토보다 자문 수수료가 높은 편이어서, 이들은 자문 수익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몸집을 키우는 중이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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