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3%…완만한 둔화”

2025-12-02 13:00:01 게재

주요국 중 미국만 성장률 상승

경기침체에 대한 경계감 재부각

미 금리인하에 달러화 2% 약세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은 5년 연속 둔화하며 3%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올해보다 0.1%p 낮은 수준이다. 국가별로는 미국만 성장률이 상승하고 나머지 국가들은 모두 성장률 하락이 예상됐다. 재정악화와 공급망 분절, 지정학리스크 등에 따른 경기침체에 대한 경계감이 재부각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내년 미국 달러화 가치는 미 금리인하에 따른 2% 약세를 전망했다.

◆성장률 올해보다 0.1%p 하락 전망 = 1일 국제금융센터는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2026년 세계경제·국제금융시장 전망 및 주요 이슈’ 세미나에서 2026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3%로 전망했다.

이는 주요 투자은행(IB)의 전망치 평균값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9%, 국제통화기금(IMF)은 3.1%를 각각 제시했다. 모두 올해보다 소폭 둔화한 수치다.

미국은 관세 부담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및 구매력 약화, 유로존은 수요 부진 속 재정지출 확대 효과 지연, 중국은 소비 등 내수 위축 및 과잉 생산 억제 정책 등이 주요 경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지난 5월 전망치 2.5%보다는 0.5%p 올라갔다. 이는 AI, 반도체 수요 및 설비 투자 증가 등에 긍정적 영향을 얻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올해 2%에서 2.1%로 성장률이 높아지고 △유로존(1.8%→ 1.1%) △일본(1.1%→ 0.7%) △중국 4.9%→ 4.3%) 등 주요국 성장률은 하락할 전망이다.

다만, 내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과 인공지능(AI) 산업, 연방준비제도의 리더십 교체, 금리 상황 등은 세계 경제에 영향을 끼칠 주요한 변수로 꼽힌다.

AI 산업은 투자·고용·반도체 수급 등 실물경제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물가·통화정책 차별화 = 주요국 물가와 통화정책은 차별화될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 여부는 신용시장 불안, 소버린 리스크, 비은행 금융기관 불안의 배경인 만큼 내년 금융시장의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은 관세 비용 전가 등에 따른 물가가 3% 초반대로 반등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우려된다. 유로존은 수요 및 임금상승률 둔화 등으로 물가 억제 목표치 2%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수요 둔화로 각각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며 디플레이션이 예상된다.

통화정책은 △미국과 중국은 완화 기조 △유럽은 동결 △일본은 인상 등 방향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책 운용의 폭은 당초 예상보다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불구하고 고용위축으로 금리인하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우에도 소비 부양 필요성 및 미국 금리인하 등으로 소폭의 추가 금리 및 지준율 인하 가능성이 있다.

일본은 다카이치 총리의 경기 대응으로 금리 인상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부양 정책에 따른 재정건전성 우려 지속 = 내년네도 주요국들이 확장적 재정 기조를 이어가면서 재정 건전성 우려에 따른 금리 상승 등 경제 부작용이 커질 위험이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미국은 관세수입에도 불구하고 올해보다 높은 GDP 대비 7% 후반대 재정적자가 예상된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의 감세 법안(OBBBA)으로 10년간 재정적자 3조 달러가 증가할 전망”이라며 “선진국 재정건전성 우려 발 금리 상승은 국채이자 상환 부담, 민간투자 구축 효과, 신흥국 금융비용 증가 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IMF에 따르면 내년 주요 선진국 부채비율은 올해보다 미국(0.5%p), EU(0.3%p), 일본(0.8%p) 상승할 전망이다. 성장 둔화, 이자 상환 비용, 군사비 지출에 따른 재정압박이 기후변화대응, 고령화로 인한 장기 재정 부담과 맞물려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달러화 가치 하락 전망…AI 투자 확대로 제한적 = 내년 미국 달러화 가치는 현재보다 2%가량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기적으로 달러화 약세 여지가 남아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AI 투자 확대 등 생산성 제고 등에 힘입어 달러 약세 폭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미 연준 의장이 교체되는 내년 5월 무렵까지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선반영으로 당분간 약세 압력 유지가 전망된다. 달러인덱스는 통화정책의 환율 영향 약화 속 내년 중반경에 저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원 국금센터 외환분석부장은 “달러인덱스는 내년 중반까지 2~3%가량 하락한 뒤 하반기에는 횡보하는 흐름을 그릴 전망”이라며 “달러-원 환율도 이 흐름을 따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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