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내란재판부, 국회가 판단…국민주권의지 받들 것”

2025-12-03 13:00:49 게재

“추경호 영장기각에 의견 부적절 … 국민은 상식·원칙으로 판단”

“내란 청산과 과거 단죄는 차원 달라 … 끝날 때 끝나는 것”

이재명 대통령은 12.3 내란 1년을 맞는 3일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는 국회가 잘 판단해서 결정할 것으로 믿는다”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 빛의 혁명 1주년 대국민 특별성명 이재명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 1주년인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특별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빛의 혁명 1주년, 대국민 특별성명’ 발표 후 기자단과 질의응답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회는 국회가 할 일이, 행정부는 행정부가 할 일이, 사법부 역시 사법부가 할 일이 있다”며 “국민 여론에 따라서 헌법이 부여한 권한을 우리 입법부가 잘 행사할 것이라, 국민주권의지를 잘 받들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데 대해선 “특별한 의견을 드리는 게 부적절하다”면서 “국민들이 상식과 원칙에 따라서 판단할 것이고, 그 결과도 결국은 상식과 법률에 맞춰서 날 것이라 믿는다”고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추가 특검 필요성에 대해선 힘을 싣는 입장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국회가 적절히 잘 판단할 거라 생각한다”면서도 “분명한 건 지금 현재도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자신의 SNS에 올렸던 일부 언론 기사를 다시 언급하며 “아파트 2층 높이의 선전 삐라를 담은 대형 풍선을 군부대에서 보냈다는 건데 전혀 몰랐던 일 아니냐”면서 “드러난 것 같지만 드러나지 않은 많은 부분들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특검 수사 이후에도 이런 부분들에 대한 수사 필요성을 지적하면서 “특수본이든 꾸려서 수사해야 할 텐데 과연 정부가 하는 게 바람직하겠냐. 엄청난 정치적 논란이 벌어질 텐데”라면서 “복잡한 생각이 있는데 이런 문제까지도 아마 국회가 고려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국회를 믿고 기다려보겠다”고 말했다.

문재인정부의 적폐청산이 길어지면서 국민들이 피로감을 호소했던 전례와 쿠데타 가담 세력에 대한 처벌의 차이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내란 단죄와 과거 청산은 차원이 다르다”면서 “과거는 이미 끝난 일 헤집는, 나쁘게 말하면 파묘 비슷한 느낌인데 내란 사태는 현재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일을 파헤치는 게 아니라 현재진행중인 상황을 진압 중이라 다르게 봐주셔야 한다”면서 마무리되는 시점에 대해 “끝날 때 끝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빨리 엄중하게 명징하게 정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2월 3일은 계엄 1주년이기도 하지만 이 대통령 취임 후 6개월을 마무리하는 날이기도 하다.

향후 정국에 대해 이 대통령은 “지난 6개월은 정신없이 보냈고, 아무래도 회복에 중점이 주어졌으며 동시에 미래를 위한 성장과 도약도 많이 준비했다”면서 “과거 청산, 비정상의 회복도 매우 중요한 이야기여서 계속해 나가야 되지 않을까 싶은데 다만 비중은 계속 미래지향적으로 바꿔나갈 생각이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제 분야에 대한 평가도 내놨다. 이 대통령은 “가장 나쁜 건 경제 침체 중 물가가 오르는 것인데 지금 물가는 경제가 상당히 빠른 속도로 회복되는 가운데 오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환율, 주가등 문제가 복합적이어서 면밀히 상황 주시하며 가능한 대책을 수립중”이라며 “전체로 보면 고물가는 아닌데 체감 물가가 높을 수 있고 국민에게 고통이 될 수 있어서 치밀하게 잘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언론인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어려운 국면에서 인내하고 잘 견뎌준 덕에 6개월 동안 예상 밖의 성과들을 낸 것 같다”며 “제 예상으로는 경제 분야 회복이 상당히 더딜 것 같아서 걱정이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거 같다. 성장률도 그렇고, 자본시장도 그렇고, 각종 심리, 지수도 그렇다. 그러나 시간이 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통령은 전날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을 법정 처리 시한에 맞춰 통과시킨 데 대해 야당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야당인 국민의힘 측이 합의 처리해 준 점에 대해 감사드린다”면서 “그게 정치의 일면이 아닐까 싶다. 치열하게 싸우더라도 할 일은 한다는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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