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1년 외신기자회견 주요 문답1

이 대통령 “중일 갈등, 한쪽 편 들면 갈등 격화 … 중재·조정 역할 할 것”

2025-12-03 17:42:12 게재

남북, 바늘구멍도 없는 상태 … 북미관계 개선이 한반도 문제 해결에 도움

한미연합훈련, 북미대화 여건 조성에 필요하다면 충분히 논의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 흥미로워 … 국익 위해 최선 다하는 모습 동질감

한미정상회담 성과는 핵 추진 잠수함 … 전략적 유연성 측면에서 유용

이재명 대통령 ‘질문하세요’

이재명 대통령 ‘질문하세요’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새롭게 선 민주주의, 그 1년’ 외신 초청 기자회견에서 질문자를 지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을 공개 지지할 수 있나. 대만의 유사사태 시 한국 정부는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

=대한민국 속담에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라는 말이 있다. 일본과 중국이 갈등을 겪고 있는데 우리가 한쪽 편을 들거나 그렇게 하는 것은 갈등을 격화시키는 요인이다. 최대한 공존하고 존중하고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북아는 경제적으로 매우 활력이 있지만 또 군사, 안보 측면에서는 매우 위험한 지역이다. 이런 지역일수록 공통점을 찾아내기 위해서 노력하고 협력할 부분을 최대한 찾아내서 협력하는 게 바람직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쪽 편을 들기보다는 모두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를 찾도록 하고 또 가능한 영역이 있다면 우리로서도 갈등을 최소화하고 중재,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의 역할을 하는 게 더 바람직하겠다.

- 한국 국민들이 북한에 잡혀 있는 사례들이 많이 있다. 2014년, 2015년 등에 총 4명의 교화 노동형을 받은 한국 국민들이 북한에 잡혀 있고 이외에도 이름을 알지 못하는 3명이 더 있다. 이에 대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오래 전에 벌어진 일이어서 개별적 정보가 부족하다. 상황을 좀 더 알아보고 판단하겠다.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겠다고 언급했는데, 북한 관련 어떤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또 그런 역할 수행이 가능하다고 보는 근거는 무엇인가.

=지금 현재 대한민국과 북한의 상태는 바늘구멍조차도 없는 상태다. 대화가 완전히 단절됐을 뿐만 아니라 대화 통로, 하다못해 비상연락망까지 다 끊어진 상태다. 그리고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북한은 우리 남측의 접촉 노력에 대해서 전적으로 거부하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일방적으로 유화적 조치들을 하는 것 정도다.

그러나 미국은 할 수 있는 게 많이 있다. 한반도는 여전히 70년간 정전 상태인데 종전하지 못하고 휴전 상태인데 이 휴전협정의 법률적 당사자가 미국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정전협정에 참여하지 못했다. 아마도 그때 당시에 군사작전지휘권을 미군에게 양도했기 때문이었을 것 같다.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다.

북한은 체제 보전이 가장 중요한 또는 최종 과제인데 체제 보전을 보장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이지 대한민국은 주요 주체가 아니다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그러나 사실 한반도 상황의 직접 당사자는 대한민국과 북측이다. 그래서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에 대한 의지도 강하고 또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역할도 크기 때문에 우리 때문에, 남측의 입장 때문에 북미 간에 소통이나 협력, 협상이 제한받지 말라. 그리고 북미 대화를 위한 제반조건들 중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협력을 해 나가겠다.

구체적으로 뭐냐라고 물으면 하다못해 판문점을 잘 관리해 주는 것도 역할이겠고 또 이런 입장을 객관적으로,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것조차도 객관적인 조건을 조성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겠다.

북미 간의 관계가 개선되는 것이, 또 먼저 개선되는 것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거나 또는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는 게 제 판단이다.

APEC 계기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기를 원했고 또 기대도 했지만 잘 안 됐다. 상황이라는 게 언제나 변하는 것이니까. 언제든지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우리가 객관적인 상황들을 최대한 조성해 나가겠다.

한미연합훈련 문제도 그 중 하나다. 대화 여건 조성에 필요하다면 또 미국이 전략적 레버리지가 필요하다면 그런 문제들도 충분히 논의하고 고민할 수 있다고 해 줘야 미국도 아마 북한과 협상 또는 대화의 문을 여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끊임없이 환경을 조성하는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해나가고 이게 근본적으로는 우리가 주체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트럼프 미 대통령과 두 번의 만남을 통해 어떤 부분이 잘 맞다고 생각했나. 반대로 시각 차가 컸던 부분은 뭔지, 제일 큰 성과와 아쉬운 점은 뭔가.

=저는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할 때 상당히 흥미롭고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동질감 같은 것도 느끼는 게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가 보기에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보였다. 국가지도자는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상대인 우리 입장에서는 괴롭고 힘들다. 약간 거친 면도 있어서 쉽지는 않지만 또 그 역시도 미국의 국익을 최대화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트럼프 대통령도 한미 통상, 안보 협상에서 꽤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또 흔쾌히 그 결과에 대해서 존중하고 또 상대를 인정해 주고 그런 점이 실용주의자로서의 면모가 뛰어나다라고 생각된다. 현실주의자이고 실용주의자이고 또 협상의, 딜의 대가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 상대를 존중하기도 하는 것 같다.

김정관 장관에 대해서 터프한 협상가였다, 무능한 사람이기를 바랐는데 참 힘들었다고 하셨던가, 그런 표현을 했는데 아주 멋있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자주 대한민국과 미국 간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서 직간접적으로 논의하게 될 텐데 언제나 말씀드리는 것처럼 합리적인 결론에 이를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우리 하기 나름이다.

=성과라고 하면 지금까지 우리가 하지 못했던 핵추진잠수함을 우리가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 아닐까. 동북아시아의 전략적 중요성, 우리 입장에서도 가질 수 있는 전략적 유연성, 자율성, 이런 측면에서 보면 매우 유용한 결과였다고 생각된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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