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1년 외신기자회견 주요 문답3
이 대통령 “한반도 비핵화는 남북이 합의한 대원칙…벗어날 생각 없어”
국제제재를 감수하며 핵무장하는 것은 비상식적인 행동
K민주주의 독특성은 직접, 평화적으로 행동한다는 점
여야 예산안 합의 소식 깜짝 놀라 … 신통하다 생각해
질문받는 이재명 대통령
-미국 워싱턴에서 아직 핵추진 잠수함 관련 논의가 글로벌 비확산 규범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그런 우려도 많이 제기되고 있다. 관련해서 명확한 소통을 하고 있나. K-민주주의에 다른 민주주의와 다른 독특한 것이 있다고 보는가. 가짜 뉴스나 허위 정보에 대한 조치 관련, 가짜 뉴스라는 걸 누가 판단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은데 이에 대한 논의를 한 적이 있나.
=핵 관련된 입장을 정확하게 정리를 해야 될 것 같다. 여러 가지가 뒤섞여 있는데 하나는 핵 비확산 문제는 국제적 대원칙으로 존중해야 한다. 핵 비확산이란 것은 모든 핵 관련된 사업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핵무기를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원자력발전소. 원자력발전소에 사용할 연료인 우라늄을 어느 정도까지 농축해서 스스로 사용할 수 있느냐. 아니면 농축은 금지되고 다 수입해야 되느냐. 일본은 농축을 하고 있는데 일본에 핵이 확산됐다고 누구도 말하지 않는다.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일본도 하고 있다. 플루토늄을 추출하니까 플루토늄을 추출해서 핵무기 만들지 않을까 우려가 있지만 그런 식으로 얘기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핵우라늄 농축,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문제는 비확산과는 직접 관계가 없다.
핵 추진 잠수함. 이건 군사 용도로 쓰는 것이기는 한데 핵무기는 아니기 때문에 역시 비확산 논란의 대상은 아닌 것 같다.
우리는 비확산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 보유하고 계속 증강해 가고 있는데 그에 대해서 반대하고 핵 없는 한반도를 추구하지 않나. 만약 우리가 핵무장을 하면 핵무장 하지 마라, 핵무기 폐기해라, 더 이상 생산하지 말라 말할 수가 없다. 그래서 핵 없는 한반도. 한반도 비핵화는 우리가 남북이 기본적으로 합의한 대원칙이기 때문에 거기에서 벗어날 생각이 없다.
핵무장은 엄청난 제재를 감수해야 한다. 한국과 원자력협정뿐만 아니라 안보 조약까지 맺고 있는 미국이 절대로 승인할 리가 없다. 핵무장을 하게 되면 엄청난 국제제재, 경제제재를 견뎌야 되고. 그러면 북한처럼 될 것이다. 그렇게 할 수도, 그럴 필요도 없다.
북한에 대한 군사적 억지력 수준은 자주 말씀드리지만 대한민국의 국방비 현 지출 수준이 북한의 1년 총 생산보다 1.5배가 많다. 비교가 안 된다. 윤석열 정권에서 군사 도발을 해서 전쟁을 시작한 다음에 그걸 빌미로 비상계엄을 하려고 북한을 마구 자극을 했는데 북한이 반응이 없지 않았나. 오히려 북진을 저지하기 위해 철로를 끊고 도로를 끊고 장벽을 쌓고 3중 철조망을 설치하고 있다. 이게 한반도의 군사적 현실이다.
이런 상태에서 굳이 경제제재, 국제제재를 감수하면서 핵무장을 한다는 것은 비상식적인 행동이라고 본다. 그래서 어제 제가 우리는 핵무장하지 않는다, 핵무장을 추진하지 않는다고 명확하게 말씀드렸던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명확하게 핵추진 잠수함 건설 승인하겠다, 원자력 협정을 바꾸든지 아니면 그 안에서 승인하겠다라고 입장을 명확하게 했다. 또 핵 재처리, 우라늄 농축은 한국에서 하면 어디서 수입하느냐 해서 러시아에서 한 30% 수입한다 했더니 트럼프 대통령이 그러면 동업하자 이래서 5:5동업하자고 했다. 러트닉 (상무장관) 맡아서 한번 해보십시오 이렇게 했다. 이건 비밀은 아닌 것 같아서 이야기 드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 일각에서 약간 신중한 태도, 속도에 대해서도 뭐 그렇게 서두를 필요가 있나 이런 태도라는 느낌이 든다. 그 이유는 아마도 핵무장 우려 때문이 아닌가 생각을 한다. 추측이 그렇다. 그래서 우리가 명확한 입장을 낸 것이다. 우리는 핵무장할 생각 없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오늘도 그 말씀 분명하게 드린다.
=두 번째로 K민주주의의 독특성, 유니크한 점이 뭐냐. K민주주의라는 말은 제가 만든 말인데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독특함, 특징이 있다고 생각한다. 맡기지 않고 직접 행동한다. 행동하되 폭력적이지 않게 평화적으로 아름답게 한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다. 그런 특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집단 행동을 하면 딱 첫 번째 떠오르는 게 파괴 아닌가. 방화, 파괴, 폭력. 원래 수천, 수만 명이 모이면 첫 번째 벌어지는 일이 불 지르고 창문 깨고 가게 약탈하고 누군가가 폭행당하고 이런 장면이다. 대한민국은 그런 전통이 없다. 80년 5월 광주에서도 군대가 먼저 총질을 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지 시민들이 먼저 폭력 행동하지 않았다. 87년 민중항쟁 때도 마찬가지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한 촛불혁명 과정에서도 일체의 폭력행위가 없었다. 수십만, 심지어 100만 명 이상이 모여도 길거리가 깨끗하지 않나. 꼬집힌 사람도 없다. 부서진 유리창 하나 없다.
세계사적으로 봤을 때 민중들의 무혈 평화 행동으로 현실의 권력을 끌어내린 사례가 제가 알기로는 처음이다. 세계 시민들께 말씀드린다. 민주주의를 향해서 끊임없이 투쟁하고 있는 많은 세계 시민 또 민주주의 지도자들께 대한민국을 봐라. 많은 사람들에게 자발성을 자극한다.
대한민국의 힘은 민주주의에서 왔다고 본다. 각각의 개성과 인격과 인권이 존중되는 사회. 사람을 귀히 여기는, 사람이 곧 하늘이다. 이런 사상, 사고 이런 것들이 민주주의의 큰 원천이 됐다고 보고 그게 현실에서 발동되고 주권의식이 충만한 국민들이 비효율적이고 비민주적인 시스템을 결코 용납하지 않는 그런 것들이 국가 발전, 경제 발전, 사회 발전, 문화 발전에 큰 힘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게 저는 자랑스러워할 만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특성이다. 아테네는 먼 이상 속에 있는 민주주의이지만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지금 당장 현실 속에 있는 현실적인 모범이다라고 당당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 그래서 제가 노벨평화상은 대한민국 국민이 받아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봤다는 것이다.
=민주주의와 관련해서 허위정보에 대한 대응이 결국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일종의 독선으로 갈 수 있지 않냐. 누가 가짜임을 판단할 수 있느냐. 이 말씀을 하셨다. 맞는 지적이다.
그러나 상식을 가진 보통의 사람이라면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허위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중국 정부가 작업을 해서 대한민국이 부정선거로 대통령이 뽑혔다 이런 주장이 있다. 부정선거를 했으면 윤석열 대통령이 왜 당선됐나. 트럼프 대통령께서도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고 귀국하고 난 다음에 홈페이지에 ‘부정선거는 없다’ 썼다.
상식적으로 아무나 보통 사람이 판단했을 때 명백한 허위, 그런데 이게 선동의 소재로 사용되는 것, 이런 것들을 막아야 한다. 팩트의 영역에서는 명백한 허위를 가지고 공격하는 것, 편을 만들어서 사회를 분열시키는 것, 이건 제재해야 된다. 이건 표현의 자유 영역에서 벗어나는 거다, 이렇게 생각한다. 민주주의를 해치는 독약과도 같은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지지는 매우 확고해 보인다. 그러나 한국의 정치, 특히 2개의 거대 당에 대한 불만은 계속 있는 것 같다. 국민의힘은 과거와 이별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많이 받고 있고 동시에 민주당도 운동권 또는 야당의 기질을 버리지 못한다는 비난을 동시에 받는다.
한국은 물론 그간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보여왔지만 정치판 그리고 정당 문화는 지속되는 것 같다. 대통령께서 이런 정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매우 어려운 질문이다. 고민을 많이 해야 될 주제다.
사실 정치 집단들, 정당들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사실 호의적이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국민들의 생각은 정말로 다양하다. 과연 그 국민들의 다양한, 특히 정치적 다양함이 2개의 정당에 다 제대로 투영될 수 있느냐. 즉 2개의 거대 정당이 국민의 다양한 정치적 스펙트럼을 충분히 다 반영할 수 있느냐라는 점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결국은 억지로 반쯤 나눠서 마음에 안 들지만 그래도 괜찮으니까 그냥 지지하기는 하는데 영 아니야. 이게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제가 대통령의 직책을 수행하면서도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국민 통합이고 또 가능하면 존재를 인정하고 대화하고 타협하려고 한다. 가끔씩 대화를 해보면 시간낭비다 하는 생각을 넘어서서 화가 날 때가 상당히 있다. 그래도 해야 될 일이니까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지만 대화 자체가 안 될 때도 꽤 있는 것 같다.
그러면 상대 입장에서는 일부러 그러거나 모르고 그러느냐. 어쩔 수 없는 측면이 또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정치 발전 정도가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 것 아닐까. 노력해야 될 것 같다.
말씀하신 것처럼 독재와 반독재, 빈민주화, 민주주의. 이게 대결하던 시대를 못 벗어난 거 아니냐. 일리는 있다. 그러나 저도 노력했고 또 지금도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상대적이어서 힘들 것 같기도 하다. 국민의힘이 그 상대인데 제가 어제 예산안이 합의됐다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이것도 하나의 발전적 측면이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통하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게 또 하나씩 쌓이면 좋아질 것이다. 한편으로 보면 저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국민들이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소리를 저렇게 공개적으로 왜 하지? 속으로는 차라리 정략적으로, 정파적으로 생각하면 잘됐다, 잘하고 있네, 이런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대통령이니까 그런 표현은 하면 물론 안 되죠. 그런 답답함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개선된 측면도 있는 것 같다.
조금씩 바뀌고 있지 않을까. 또 바뀌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참 말하기 어려운 질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