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향기 그리운 계절…양조장 여행 어때요?
경기관광공사, 양조장 6선 추천
양조장은 최근 지역 주민과 여행객의 발걸음을 끌어모으며 새로운 문화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단순히 술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 배움과 체험의 공간이자 때로는 새로운 경험을 나누는 장소로 변하고 있다. 한층 차가워진 겨울밤, 술 향기가 그립다면 양조장과 술 체험장으로 겨울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경기관광공사가 3일 현장에서 막걸리 맥주 와인을 맛보고 직접 술을 빚을 수 있는 양조장 6곳을 추천했다.
경주 APEC 공식 만찬주 ‘안산 그랑꼬또 와이너리’
대부도의 바닷바람이 1년 내내 포도를 쓰다듬는 언덕 위, 그랑꼬또( https://www.grandcoteau.co.kr) 와이너리가 자리하고 있다. 바닷바람 덕분에 이곳에서 생산된 포도는 미네랄이 풍부하고 적당한 습도와 큰 일교차로 당도도 높다.
그랑꼬또의 ‘청수 와인’은 올해 경주 APEC 공식 만찬주로 선정됐다. 와이너리 투어는 30여 분에 걸쳐 포도가 와인이 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이어지는 테이스팅 시간엔 청수, 로제 등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와인 중에서 세가지를 시음할 수 있다. 미성년자는 시음 대신 머그컵 만들기나 와인병 꾸미기 체험을 할 수 있다.
무한 시음이 가능한 ‘포천 산사원’
원통산 남서쪽 기슭에 자리한 산사원(https://www.soolsool.co.kr)은 고요한 분위기에 사찰을 방문한 듯한 느낌을 주는 양조장이다. 내부 전시장에서는 우리 전통주의 역사와 발전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를 보며 내려가다 보면 시음장이 나온다.
산사원을 운영하는 배상면주가에서 생산하는 막걸리, 과실주, 증류주 등 20여가지 주류를 제한 없이 시음할 수 있다. 성인은 4000원의 입장료를 내지만 관람 후 2000~3000원 정도의 주류 한병을 기념품으로 준다.
어른 가슴 높이의 커다란 항아리 수백 개가 전시된 외부 전시장은 사색의 공간을 연상케 한다.
유자 향으로 겨울을 깨우다 ‘화성 배혜정도가’
배혜정도가(http://www.baedoga.co.kr)에서 생산한 호랑이 유자 생막걸리는 경주 APEC 공식 건배주로 선택됐다. 알코올 도수가 5%로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이곳은 위생과 안전을 위해 양조장 내부 투어를 진행하지 않는 대신 입구에 마련된 체험장에서 막걸리 빚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체험은 3.6ℓ 담금 용기에 고두밥과 밑술을 섞고 물을 추가하는 1단 담금까지 진행한다. 이후 집에서 발효를 지켜보며 막걸리를 완성하게 된다. 시간이 천천히 익어가는 과정을 직접 확인하는 것도 이 체험의 재미다. 체험 후에는 배혜정도가에서 생산하는 주류 4가지를 시음할 수 있다.
카페 같은 양조장에서 즐기는 겨울 한 모금 ‘가평 술지움’
술지움(https://www.sooljium.com)은 잣을 모티브로 한 특색 있는 외관으로 눈길을 끈다. 내부는 고급 카페나 와인바를 연상시키는 분위기에 세련된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술지움의 매력은 체험프로그램이 매우 다양하다는 점이다. 막걸리뿐만 아니라 증류주, 뱅쇼, 모주 체험도 가능하다. 막걸리 술빵 만들기, 막걸리 비누 만들기 체험은 가족, 어린이 여행객에게 추천할 만하다.
가장 인기 있는 체험은 막걸리와 증류주 체험이다. 증류주 체험은 양조장에서 생산한 막걸리를 사용한다. 전통주, 과실주, 증류주, 맥주 제조장이 있어 다양한 술의 제조과정도 볼 수 있다. 교육프로그램에 등록해 술 제조 교육부터 소시지 만들기 과정까지 배울 수 있다.
캠핑과 와인 체험을 한번에 ‘파주 산머루농원’
산머루농원(http://seowoosuk.co.kr)은 와인 체험과 캠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저장고에는 유럽의 오래된 와이너리처럼 3단 높이로 쌓아놓은 오크통이 가득하다. 와이너리 체험은 저장고는 물론이고 실제 생산시설까지 함께 둘러볼 수 있어 머루가 와인으로 변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인기 프로그램은 ‘나만의 와인 만들기’로 이미 생산된 머루 와인을 병에 담고 라벨을 직접 만들어 붙이는 체험이다.
와이너리 옆 캠핑장은 40개의 사이트로 구성돼 있다. 낮에는 와인체험을 하고 밤에는 캠프파이어 불빛 아래에서 머루와인을 한잔 나눠보는 건 어떨까.
귀촌 양조인의 결실 ‘양평 맑은술도가’
‘용문산 양조장 양평맑은술도가(https://blog.naver.com/malgunsooldoga)’는 양평의 명품 막걸리로 자리 잡은 ‘겨울아이 동국이’를 생산하는 곳이다. 술 이름의 ‘동국’은 사람이름이 아니고 ‘겨울국화’를 뜻한다. 겨울국화는 일반 국화보다 향이 진해서 막걸리와 매우 잘 어울리며 동국이 특유의 은은하고 진한 향을 만드는 핵심재료다.
동국이 입소문에 외국에서도 체험자들이 찾아온다. 단체 체험객이 늘면서 올해 초 인근 덕촌리에 새 양조장을 지었다. 아직 정식 준공은 되지 않았지만 하우스로 만든 체험장은 이미 많은 여행자들이 다녀가며 새 양조장의 가능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