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중국 칩 수출 규제 저지 성공

2025-12-05 13:00:02 게재

해당 법안 국방법서 빠져

젠슨황의 의회 설득 주효

미 의회가 중국 등 적성국에 대한 첨단 AI 칩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방위정책법안에서 제외하면서 엔비디아가 의회 설득전에서 승리를 거뒀다고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 시장 수출을 위협하던 최대 리스크를 일단 넘긴 셈이다.

쟁점이 된 ‘GAIN AI 법안’은 엔비디아와 AMD 등 칩 제조사가 중국과 무기금수 대상국에 AI 칩을 팔기 전에 미국 내 고객에게 먼저 공급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이 법안은 연례 국방수권법(NDAA)에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주말 공개될 최종 법안에는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예상치 못한 변경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 법안은 대중국 강경파 의원들과 AI 안전 규제론자들이 강하게 밀어붙여 왔고, 베이징 시장 확대를 노려온 엔비디아 등 업계와 정면충돌해 왔다. 엔비디아는 미국 고객의 칩 수급에 차질이 없다며, 해외 판매 제한은 글로벌 경쟁력을 해친다고 맞섰다.

논쟁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직접 워싱턴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를 만나면서 절정에 달했다. 황 CEO는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을 만난 뒤 GAIN AI 법안이 최종안에서 빠진 것은 현명한 결정이라며, 업계가 반대해 온 다른 규제안보다 미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조치였다고 평가했다.

백악관은 현재 중국의 자체 기술을 넘어서는 엔비디아 H200 칩의 수출 허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H200은 현행 규정상 수출허가가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능을 낮춘 블랙웰 칩 수출은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핵심 각료들은 여전히 고성능 칩의 중국 수출을 반대하고 있다. 백악관 AI 책임자 데이비드 색스는 미국의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해 중국에 더 많은 미국산 칩을 팔 수 있다는 견해를 꾸준히 내놓아 왔다. 앞서 백악관이 엔비디아 편을 들며 이번 조항에 반대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반면 GAIN AI 법안을 추진한 의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접근법이 중국의 경제·군사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번 법안이 무산되면서 의회 중국 강경파는 한발 물러났지만, 최첨단 AI 기술 수출 규제 움직임은 계속될 전망이다. 의원들은 이미 중국 AI 칩 수출 제한을 법제화하는 별도 법안인 SAFE 법안 검토에 착수했다.

한편 GAIN AI 법안에서 첨단 칩 제외는 일부 미국 빅테크에도 타격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등 엔비디아의 대규모 고객사는 중국 기업보다 먼저 칩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 법안을 지지해 왔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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