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파행 일단락…예결위 재개
도지사 비서실장 ‘사임’
운영위원장 거취 ‘불씨’
경기도의회와 도 집행부 간 갈등으로 파행을 빚었던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8일 시작된다. 성희롱 혐의로 기소된 양우식 도의회 운영위원장을 인정할 수 없다며 행정사무감사를 거부했던 조혜진 도지사 비서실장이 사임하면서 사태가 일단락됐다. 하지만 동반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양 위원장의 거취 문제가 불씨로 남아 있다.
8일 경기도의회 등에 따르면 최종현 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백현종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5일 의회 정상화에 전격 합의했다.
양당은 합의문을 통해 경기도 조혜진 비서실장 등 정무 고위직의 집단적 도의회 행정사무감사 거부로 촉발된 최근의 모든 사항을 해결하고 시급한 도민 민생과 복리 증진을 위해 2026년도 예산심의를 정상화하기로 했다.
앞서 조 비서실장과 도지사 보좌진 6명은 성희롱 발언과 관련해 기소된 양우식 도의회 운영위원장을 인정하지 못하겠다며 지난달 19~20일 행정사무감사에 출석하지 않아 운영위원회가 파행했다. 그 여파로 지난달 27일 본회의가 취소되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도 열리지 못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운영위원회 파행과 복지 예산 감축에 항의해 김동연 지사의 사과와 조혜진 비서실장 및 보좌진에 대한 파면을 요구하며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예정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참석을 거부해 왔다.
도의회 파행으로 ‘준예산’ 사태 등이 우려되자 지난 5일 조혜진 비서실장이 결국 물러났다. 조 실장은 입장문을 내 “도민의 민생을 위한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비서실장직을 내려놓는다”며 “임명권자인 지사님에게 부담을 더는 드릴 수가 없다”고 밝혔다.
김 지사도 김진경 도의회 의장과 양당 대표단을 만나 도의회 파행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김 지사 사과 후 양당은 의장실에 모여 정상화 합의문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8일 예산안 심사를 시작했다. 양운석 예결특위 위원장은 “의사일정을 조율해 심도 있는 예산심의를 진행하겠다”며 “다만 물리적으로 법정 처리시한(12월 16일)을 지키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우식 위원장의 거취가 갈등의 불씨로 남아 있다. 이번 도의회 파행 사태의 수습과 관련해 김 의장이 조 비서실장과 양 위원장의 동반 사퇴를 요구했고 조 비서실장도 입장문에서 양 위원장 사퇴에 대한 도의회 차원의 조치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양 위원장은 이에 대해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8일 오후 도의회 현안관련 기자회견을 예고한 상태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