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8000억달러 기업공개 추진
임원 “2026년 IPO 검토중”
미 최대 비상장사 등극 추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2026년 하반기를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기업가치를 8000억달러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평가액 4000억달러의 두 배로, 미국 최대 비상장 기업으로 올라서게 된다.
5일(현지시간) IT 전문매체 더 인포메이션은 스페이스X가 투자자들에게 상장 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단독 보도했다. 로이터는 최고재무책임자(CFO) 브렛 존슨이 투자자들에게 이번 거래 계획을 설명했고, 일부 임원들이 2026년 기업공개(IPO)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스페이스X는 반기마다 ‘공개 매수(tender offer)’를 열어 직원과 초기 투자자가 보유 주식을 시장 밖에서 팔 수 있도록 한다. 상장 계획이 없는 상황에서 지분을 현금으로 바꿀 공식 통로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지분 거래가 추진됐지만, 8000억달러 밸류에이션에 도달할지는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자들은 수년간 스페이스X의 IPO를 기다려 왔다. 위성·우주선 발사 능력이 미국 정부의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았고, 우크라이나 전선과 고산지대 등 전 세계 오지에서 사용되는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까지 더해지며 사업 규모가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는 로켓 발사 분야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전 세계 800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이 높은 기업가치의 근간이다. 나사(NASA)와 민간기업의 위성 발사를 맡고 있으며, 미 국방부와 정보당국 업무도 수행한다. 저궤도에 쏘아 올린 위성만 9000기에 달한다. 머스크는 지난 6월 올해 매출이 155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사업 영역을 더 넓히고 있다. 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10월 미국 특허청에 ‘스타링크 모바일’ 상표를 출원하며 셀룰러·음성·데이터 통신 서비스를 포함한 이동통신 사업 진출 가능성을 예고했다. 휴대전화로 위성 신호를 직접 연결하는 ‘직접 연결’ 사업도 확대 중이다. 9월 팟캐스트에서 머스크는 이것이 스페이스X가 AT&T,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즈 같은 회사들과 직접 경쟁할 수 있는 독립 이동통신사를 설립하는 “옵션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위성통신기업 에코스타로부터 무선 주파수를 인수하여 소비자에게 직접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확장했다.
한편 대한항공을 포함한 한진그룹 항공사 5곳도 스타링크를 도입해 기내 와이파이 품질 혁신에 나선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과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이 이르면 2026년 3분기 이후 순차적으로 스타링크를 이용한 인터넷서비스를 도입한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