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탁·성추행혐의·부동산투기 의혹 … 거대양당 ‘내로남불’ 공략 ‘적대적 공생’

2025-12-08 13:00:45 게재

서로 상대방 공격하며 방어

더불어민주당은 부정 인사청탁과 성추행 혐의, 부동산 투기 의혹 등으로 국민의힘의 강력한 공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를 돌파하기 위한 전략으로 ‘상대방의 동일한 허점’을 찾아냈다. 서로간의 ‘약점’을 공략하면서 강경 지지층들이 상대당 비판에 쏠리게 하는 ‘적대적 공생관계’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거대양당제의 폐해로 지목된다.

7일 문진석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김남국 전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의 인사청탁 관련 메시지에 대해 국민의힘이 ‘형, 누나 친분에 좌우된 인사’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 민주당 문대림 대변인은 “그렇다면 김건희 여사의 최측근들이 청와대를 장악하고 국정을 좌지우지한 것은 어떻게 설명하겠느냐”며 “문자 메시지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의 비리와 부패가 윤석열정권 내내 자행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사 논란을 빌미로 내란 책임을 흐리고 정부의 개혁 동력을 약화시키려는 정치공작에 단호히 경고한다”며 “국민의힘은 더 이상 낡은 프레임과 억지공세로 국민을 속일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기 바란다”고 했다.

친이재명계인 문진석 부대표-김남국 전 비서관은 대통령실의 강훈식 비서실장과 김현지 제1부속실장을 ‘형’과 ‘누나’로 부르며 이재명 대통령이 나온 중앙대 출신 인사를 한국자동차협회장에 추천하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고 이에 대통령실은 김 전 비서관의 사표를 즉각 수리하고 감찰에 착수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이날 강 비서실장은 “(추천이) 전달되지 않았다”는 감찰결과를 내놓았다. 여당은 문 수석부대표의 사과 메시지(SNS)를 근거로 추가 제재나 조치는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만사현통’(모든 일이 김현지 실장으로 통한다)을 제기하며 ‘인사청탁’ 논란을 집중 공략했다. 민주당은 국정농단에 가까운 김건희 여사의 인사 청탁과 실행 의혹을 제기하며 맞받아쳤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의 보좌관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서도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성추행 의혹을 앞세워 차단막을 쳤다. 인천 지역당협 위원장이기도 한 손범규 전 국민의힘 대변인이 2023년 같은 당 소속 구의원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사건이 도마 위로 올랐다. 손 전 대변인은 대변인직 사직의사를 표했고 장동혁 당대표는 즉각 수리했다. 민주당은 “최근까지 국민의힘은 민주당 의원의 의혹에 대해 연일 맹공을 퍼부으며 사실관계가 확정되기도 전에 도덕적 단죄를 내리는 데 앞장섰다”며 “상대가 하면 ‘파렴치한 행태’이고 자신의 허물 앞에서는 사실무근이라며 숨는다면 전형적인 자기 모순”이라고 했다. “타인에게는 가혹한 검증의 칼날을 들이대고 스스로에게는 느슨한 기준을 적용한다면 그야말로 ‘내로남불’”이라며 “타정당을 향해 높였던 도덕적 기준을 이제 스스로에게 적용하라”고 했다.

이재명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대통령실과 장관들의 부동산 자산 증식 과정이 논란이 되자 민주당은 장동혁 대표의 투기의혹을 전면에 내세우며 비판시선을 흐트러뜨리거나 강도를 줄이기도 했다. 지난 10월 ‘대출 규제’ 대책이 나오자 국민의힘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구윤철 경제부총리, 이억원 금융위원장 등을 ‘내로남불 부동산 3인방’이라며 대통령이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민주당은 장동혁 대표의 아파트와 주택 등 부동산 자산을 6채나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꺼내 들었다. 민주당은 장 대표가 이재명정부의 부동산 등 경제정책이나 외환정책, 한미관세협상에 대한 비판이 나올 때마다 “자신의 6채 부동산과 소유 토지 인근의 예산 증액 의혹부터 철저히 밝히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맞섰다. 민주당은 “장동혁 대표는 의혹이 증폭된 본인의 부동산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민주당의 정당한 요구를 묵살해 왔다”며 “자신의 팩트시트는 백지에 숨기면서 정부의 외교 성과 팩트시트를 비판하는 것은 위선적인 행태”라고 했다.

민주당 모 중진의원은 “거대양당은 서로 잘하는 게 아니라 덜 잘못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체제”라며 “내로남불이 먹히는 이유”라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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