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국내 현황

내년 제약산업 생태계 또 다른 진화, 수익 본격화

2025-12-09 13:00:02 게재

글로벌빅파마 기술이전 성과, 신기술 확보 기업 부상 … 성장 국면 맞이할 준비 필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글로벌빅파마로 기술 이전 성과와 신기술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떠오를 전망이다. 더불어 한국형 비즈니스 모델이 확장되면서 산업생태계가 진화할 것으로 분석된다. 신약개발 기업에 대한 투자에서 바이오 소부장, 인공지능 신약개발, 디지털헬스케어 기술을 보유한 신생 기업들의 성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리가켐바이오와 에이비엘(ABL)바이오는 각각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과 혈액-뇌 장벽(BBB shuttle)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임상 및 기술 수출을 진행하며 기업투자 가치 평가 상향이 지속될 전망이다. 한미약품 올릭스 디앤디파마텍 등은 대사질환 신약 파이프라인들의 성과에 따라 기업가치 변동이 높을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은 견고한 의약품 위수탁개발생산(CDMO)산업의 성장 수혜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유한양행은 레이저티닙의 글로벌 매출 확대로 실적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기술 경쟁력과 우수한 경영진의 역량을 확보한 바이오 기업들의 성장세가 주목된다

올해 글로벌 제약바이오시장의 정체 속에서도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글로벌빅파마와 기술 이전과 협력 등으로 산업 확장을 이어갔다. 더불어 내년에는 산업 생태계 확장과 진화가 이뤄질 전망이 나온다.

9일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등에 따르면 내년은 △글로벌 신약 상업화 △빅파마 기술 이전 △공급망 내부화 △글로벌 의약품 위수탁개발생산(CMMO), 바이오시밀러 확대 △인공지능 개발 등으로 제약바이오업계 생태계가 진화 발전할 것으로 분석된다.

◆제네릭 생산에서 기술 수출까지 =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지난 25년간 지형 변화를 겪었다. 2000~20005년에는 유한양행 한미약품 동아쏘시오 등 대부분 전통 케미칼 제약업 및 국내 영업력이 강한 회사들이 상위권을 이뤘다.

2006~2010년에는 국내 약가제도 변화에 따라 제네릭의약품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됐다. 이런 가운데 바이오시밀러 산업, 글로벌 시장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했다. 셀트리온이 시가총액 4조원대 첫 기업으로 등장했다. 유한양행 등 제약기업들이 상위 회사를 차지했다. 다만 2005년 대비 기업가치가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2011~2015년 기간 한미약품의 기술수출로 K-제약바이오 업종에서 신약개발의 중요성을 인지했다. 파이프라인이 강한 메디톡스 헬릭스미스 코미팝 등 바이오기업이 상위권으로 진입했다.

2016~2020년 기간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CDMO와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두 대형 바이오기업 외에는 존재감이 미미했다. 2020~2021년 기간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코로나 수혜, 코로나 백신, 치료제 개발, 진단키트 등과 관련된 기업들이 상위권을 이뤘다.

2021~2025년 기간에는 새로운 주인공들이 등장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20위권 내, 셀트리온은 글로벌 30위권으로 대형 바이오 기업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 ABL바이오 등 신규 모달리티 의약품 개발 기업들이 글로벌빅파마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상위권으로 진입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약을 개발한 SK바이오팜 유한양행은 시총 10조원대 기업으로 입지를 확보했다.

전반적으로 글로벌 연구개발 트렌드에 부합하는 신약 파이프라인, 글로벌 빅파마들과 제휴를 체결한 바이오텍들의 기업가치가 상승했다.

2030년 시가총액 5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어디일까 주목된다. 자료 유진투자증권

◆제약업계 최근 25년 경험, 큰 디딤돌 = 2004년 이후 제약기업들은 제네릭시대를 열었다. 2015년 이후에는 바이오시밀러 대형기업이 새 물결을 이뤘다. 2023년 이후에는 바이오텍 시대로 글로벌 상업화가 시작되고 기술 이전이 늘고 후기 임상 단계가 증가했다. 미국 시장 초기 진출이 이뤄졌다. 이러한 누적된 경험과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또 다른 성장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권 연구원 등은 “2026년은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 생태계의 확장과 진화, 수익 실현이 본격화되는 시기”라고 밝혔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제품-생산에서 시스템으로 확장 중이다. 연구-제조-기기-데이터 통합 역량이 글로벌 파이프라인 개발 속도와 성공률을 높일 전망이다. 현재 주목도는 신약 개발사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연구개발 지원 기업과 인공지능 기반 디지털헬스케어 분야도 글로벌 레퍼런스를 확보할수록 기업 가치 재평가가 기대된다.

국내 신약개발기업들의 적응증과 모달리티에는 항암분야, ADC 중심으로 개발에 집중돼 있다. 현재 글로벌 트렌드에 적합하다. 세계 최초보다 뛰어난 성능을 목표를 주로 삼는다.

항암신약개발에 저분자(유한양행 보로노이 오스코텍), 항체(오스코텍 와이바이오로직스), ADC(리가켐바이오 ABL바이오 인투셀 에임드바이오 셀트리온 삼이바이오에피스), 이중항체/융합(ABL바이오 지아이이노베이션), 세포치료제(큐로셀 앱클론 지씨셀), TPD(오름테라퓨틱스 유빅스), 플랫폼기반(ABL바이오 인투셀 리가켐바이오 알테오젠) 등이 있다.

비만대사질환, 펩타이드와 장기지속형 제형에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다. 한미약품 디앤디파마텍 동아에스티 HK이노엔 등이 개발 중이다. 하지만 아직 후기단계에 진입한 곳은 한미약품 파이프라인이 유일하다. RNA, 세포, 유전자 치료제 연구개발 기업은 소수다. 표적단백질 분해는 초기지만 차별화된다.

◆글로벌 기술 이전 2막 진행 = 글로벌 기술이전의 2막이 펼쳐지고 있다. 과거 기술 이전 사이클은 국내 신약의 가능성을 증명한 것이라면 지금은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한 사업화 단계’로 진화하는 국면이다.

물질에서 플랫폼, 다수의 파이프라인들로 기술이전 계약의 양과 질이 모두 상승했다. 단일 물질을 보유한 제약사 위주의 기술이전에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텍들의 기술이전이 증가했다.

올해 국내 기술이전 사례를 보면 에임드바이오가 베링거인겔하임에, 올릭스가 일라이릴리에 각각 KRAS 변이 타켓 ADC, RNAi 기반 MASH 치료제 등 물질 기술을 이전했다. ABL바이오가 일라이릴리와 GSK에, 알테오젠이 아스트라제네카에, 알지노믹스가 일라이릴리에, 한미약품이 길리어드에 플랫폼 기술이전을 했다. 현재 플랫폼 기술 이전에서 신약개발까지 완료된 경우는 알테오젠의 키트루다 피하주사제형(SC) 개발 사례가 있다.

누적 기술이전 규모가 5조원 이상인 기업은 리가켐바이오 ABL바이오 알테오젠 등이다. 유한양행 알테오젠이 기술이전 이후 글로벌 상업화까지 성공했다. 시장에서 기대하는 글로벌 매출액에 도달하려면 아직 2~3년 더 필요하다.

주목할 만한 국내 기업의 주요 임상 현황을 보면 리가켐바이오의 파이프라인인 LCB84 고형암 글로벌 1상이 있다. ABL바이오의 ABL301 파킨슨병 글로벌 1상, 토베시믹 담도암 글로벌 2/3상이 있다. 유한양행의 레이저티닙 글로벌 상용화 단계 및 단독 및 AMI 병용 3상,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 비만 국내3상, 종근당의 CKD-510 희귀/심장 글로벌2상, HK이노엔의 테고프라잔 위식도역류질환 글로벌 3상 완료, 녹십자의 GC1138A 글랜즈만혈소판무력증 글로벌 3상 등이 있다.

◆인공지능-소부장 발달, 신약개발 지원 = 인공지능기반 신약개발 성장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모델을 활용한 항체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실증사업(2015년 10월~2027년 말)이 시작됐다.

프로티나와 삼성바이오에피스, 백민경 서울대 교수연구팀이 공동연구기관으로 해서 AI로 설계한 항체 후보 10종 발굴하고 이 가운데 3종은 비임상시험, 1종은 임상 시험계획 신청 단계 또는 기술이전까지 진행했다. 항체 구조 예측 인공지능인 ‘AbGPT-3D’와 단백질 상호작용 기반 검증시스템 ‘SPID’을 결합해 후보물질 선별 과정을 단축했다. ‘AbGPT-3D’는 항체 구조 설계와 서열생성, 개발가능성 평가 모듈로 구성됐다. ‘SPID’는 결합력, 생산성, 열 안정성 등 7개 지표를 단기간에 정향화해 분석하는 플랫폼이다.

한국형 인공지능 연합학습 모델 기반으로 신약개발 연계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4년 7월~2028년 12월 348억원 규모로 범부처 연구개발로 추진해 11개 대학, 9개 제약사, 8개 AI기업, 7개 연구소, 3개 병원 등 38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신약개발을 위해 민감한 바이오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공유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스마트병동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도 신약개발에 큰 도움이 된다. 병상-웨어러블-의료기기-실시간 위치 정보 시스템를 실시간 수집 표준화 분석하는 스마트 병동 솔루션이 상용단계에 진입했다. 병동단위 도입에서 전 병원 확장 그리고 다기관 연합학습 연결로 이어진다.

신약개발에 필요한 바이오 소부장 기업들의 기업 공개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이 확산되고 있다.

큐리옥스 바이오시스템즈는 세포분석 공장 자동화 장비 연구 개발 및 판매, 세포 분석 공정의 글로벌 표준을 선도, 글로벌 상위 20 바이오제약 기업 및 연구소 등과 공동 연구 및 협력을 진행 중이다.

토모큐브는 홀로토모그래피 기술 기반의 이미지화 및 분석 총괄솔루션을 갖추고 세계 최초 및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기반 홀로토모그래피 영상 분석 및 바이오마커 발굴 장점이 있다.

루닛은 암 영상 및 조직에 특화된 인공지능 바이오마커와 동반 진단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뉴로닛은 뇌질환 전주기에 걸친 인공지능 의료 솔루션 제공 기업이다. 로슈 일라이릴리 등과 협업을 바탕으로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 칭 진단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쓰리빌이언은 희귀 유전질환 유전자 진단에 특화돼 관련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 해석 스크리닝하는 플랫폼 기업이다. 바이오젠의 신경근육질환 스크리닝 프로젝트 등 제약사와 특정 질환 조기 스크리닝 진단 지원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권 연구원 등은 “2030년에도 상위기업을 자리 잡으려면 글로벌 연구개발 트렌드에 앞서 나가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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