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르노 손잡고 중국 전기차에 맞선다
2028년 소형 전기차 출시 플랫폼 공유로 비용 절감
유럽 승용차 시장에서 점유율이 반 토막 난 포드가 르노와의 협력으로 재도약을 노린다. 승용차 라인업을 대폭 축소하며 고전해온 포드는 르노와 소형·저가 전기차를 공동 개발하고 상업용 밴 생산에서도 협력해 중국 전기차 공세에 맞서기로 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발표 전날 파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벼랑 끝 경쟁에 놓였다"며 "유럽이 그 압력을 가장 선명하게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협력으로 르노 프랑스 북부 공장에서 생산될 두 종류의 소형 전기차 가운데 첫 모델이 2028년 유럽 시장에 출시된다. 양사는 또 유럽 시장을 겨냥해 르노와 포드 브랜드의 밴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오도BHF의 미카엘 푸두키디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합작이 르노에는 고정비 보전과 매출 확보를, 포드에는 저가 전기차 시장 진입 통로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통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저가 공세에 맞서 실용적 협력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양사 협력 논의는 지난 3월 르노 팀이 포드 디트로이트 본사를 방문하면서 시작됐다. 두 회사는 합병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포드의 유럽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2019년 6.1%에서 올해 1~10월 3.3%로 반 토막이 났다. 포드는 내연기관과 전기차에 동시 투자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포드는 르노 플랫폼을 활용하되 디자인은 자체 개발하는 방식으로 폭스바겐, 중국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전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 유럽시장 점유율 7.5%로 토요타그룹(7.4%)을 근소하게 앞섰다. 폭스바겐그룹이 27.6%로 1위, 스텔란티스(15.8%), 르노그룹(11.3%)이 뒤를 이었다. 중국 브랜드 점유율은 5.9%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