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체류→장기거주자’ 정책 전환 필요
경기도 이민자 실태조사
외국인 56% ‘장기 거주’
경기도내 외국인 가운데 장기 거주자와 외국국적동포 비중이 높아지면서 기존 단기 체류 중심의 정책보다는 장기 거주를 지원하는 방향의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23년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경기도에는 약 81만명의 외국인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전국의 약 33%를 차지한다. 도는 급증하는 이민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도내 이민자 712명을 대상으로 경제활동, 가족생활, 사회참여, 차별 경험 등 실태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체류 유형 중 ‘외국인 근로자’ 비율이 22.3%로 가장 높았다. 이어 외국국적 동포(22.2%) 결혼이민자(21.3%) 기타 외국인(14.3%) 국적 취득자(13.5%) 유학생(6.3%) 순이었다. 한국 거주기간은 10년 이상(29.8%)과 5년~10년 미만(26.8%) 등 5년 이상 장기체류 비율이 56.6%로 과반을 넘었다.
경제활동참가율은 전체 응답자의 64.7%였으며 남성은 85.2%, 여성은 52.2%로 나타났다. 전체 이민자 상용직 비율은 평균 53.5%인데 외국국적동포와 기타 체류 외국인은 임시직·일용직 비중이 각각 60.3%와 61.8%로 높았다.
국적 취득자(97.0%), 결혼이민자(96.2%), 외국국적 동포(93.0%) 등은 배우자와 동거하는 경우가 대다수였고 외국인 근로자는 19.6%만이 배우자와 동거했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는 자녀가 있어도 함께 사는 경우는 11.2%에 불과해 이들이 함께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과 가족생활에서 공통된 어려움은 ‘언어’였다. 응답자의 41.2%가 일자리 탐색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한국어 능력 부족을 꼽았고 이민자 자녀 35.5%가 한국어 사용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무시, 모욕, 고용·임금 불이익 등 차별 경험률은 30.8%로 나타났다. 차별을 경험한 이민자 삶의 만족도는 6.5점으로, 비경험자 7.26점보다 낮았다. 우울·스트레스 수준은 10.74점으로 9.83점인 내국인보다 높았다. 이 지표는 11개 문항(각 0~3점)으로 구성됐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민자의 정신과 진료나 보건소 상담 같은 전문 서비스 이용률은 5% 미만이었다,
도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경기도 이민자 사회통합 종합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김원규 경기도 이민사회과장은 “이번 실태조사는 경기도 이민사회의 현실을 면밀히 들여다본 첫 공식자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정주형 이민자 사회로 빠르게 전환되는 상황에서 차별 해소, 경제·사회적 참여, 건강권 보장 등 실제적인 정책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