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돔’ 구축 비용, 5배 불어 1조달러 넘길 수도
트럼프 구상은 1750억달러우주 요격망땐 비용 눈덩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미 본토 미사일 방어 구상 ‘골든돔(Golden Dome)’의 실제 비용이 천문학적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비로 약 1750억달러를 제시했지만, 전면적인 방어 체계를 구축할 경우 총비용은 1조달러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 분석에 따르면 골든돔은 기존의 지상 요격 체계를 넘어 우주·고고도·저고도를 아우르는 다층 방어망 구축을 목표로 한다. 핵심은 우주 기반 요격 위성과 감시·추적 위성망이지만, 이 기술은 아직 실전 배치된 적이 없어 비용과 기술적 불확실성이 가장 큰 부분으로 꼽힌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우주 기반 요격 위성 체계만으로도 1610억달러에서 5420억달러가 필요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블룸버그는 중국·러시아·북한이 동시에 대규모 공중 공격을 감행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할 경우, 골든돔 전체 구축 비용이 약 1조100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비용의 5배를 넘는 규모다.
현재 미국은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에 지상 기반 요격기 44기를 배치하고 있으며, 2028년부터 20기를 추가로 들일 계획이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러시아나 중국의 대규모 탄도미사일 공격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결국 수천 기에 이르는 우주 요격 위성과 대규모 감시 체계, 패트리엇과 사드(THAAD) 같은 지상 요격망을 동시에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다.
골든돔 구상이 현실화될 경우 방산·우주 기업들의 수혜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사일 요격체계와 통합 방어망 구축의 핵심 사업자인 록히드 마틴(LMT)은 차세대 요격기와 우주 방어 시스템 분야에서 중심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패트리엇과 SM계열 요격미사일을 생산하는 RTX(RTX) 역시 지상·해상 요격망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 후보로 꼽힌다. 우주 기반 감시·추적 위성 개발에 강점을 지닌 노스럽그루먼(NOC)은 골든돔의 핵심 축인 우주 방어 계층에서 참여가 예상된다.
미사일 탐지 센서와 통신·지휘통제 장비를 공급하는 L3해리스테크놀로지스(LHX)도 다층 방어망 구축 과정에서 역할이 확대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재정적 부담은 정치적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골든돔은 기술적 난이도와 재정 부담, 정치적 저항이라는 세 가지 장벽에 동시에 직면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비용 목표는 최종 청구서의 일부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