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요에 엔비디아, H200 증산 검토

2025-12-16 13:00:04 게재

H20 대비 6배 성능에 주문 폭주 … 네모트론3·슬럼 인수로 생태계 장악도 나서

인포그래픽=중국 난징거리와 로고. AI 작성
엔비디아가 중국의 강한 수요에 대응해 인공지능 AI 반도체 H200의 생산 능력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엔비디아가 최근 중국 고객사들에 현재 생산량을 웃도는 주문이 접수됨에 따라 H200 칩의 생산량 확대 가능성을 놓고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사안에 밝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움직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H200 프로세서를 중국으로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밝힌 직후 나왔다. 미 정부는 해당 수출에 대해 25%의 수수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H200은 엔비디아의 두번째로 빠른 AI 칩이다.

중국 기업들의 수요가 예상보다 훨씬 강해 엔비디아가 신규 생산 능력 확보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엔비디아는 로이터에 보낸 입장문에서 중국 내 승인된 고객을 대상으로 한 H200의 허가된 판매가 미국 고객에 대한 공급 능력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공급망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리바바와 바이트댄스 등 주요 중국 기업들은 이번 주 엔비디아에 H200 구매 의사를 타진했으며 대규모 주문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중국 정부가 H200의 도입을 아직 승인하지 않아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11일 긴급 회의를 열어 해당 사안을 논의했으며, 중국 반입을 허용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H200의 생산 물량은 매우 제한적인 수준이다. 엔비디아가 차세대 블랙웰과 향후 출시될 루빈 계열 칩 생산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H200은 지난해부터 대규모 배치가 시작된 호퍼 계열 중 가장 성능이 뛰어난 칩이다. 대만 TSMC가 4나노 공정을 이용해 생산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H200 수요가 폭발적인 이유는 현재 접근 가능한 칩 가운데 성능이 가장 뛰어나기 때문이다. H200은 2023년 말 중국 시장용으로 출시된 성능 축소 버전 H20보다 약 6배 높은 성능을 지니고 있다.

화이트오크 캐피털 파트너스의 노리 치우 투자이사는 H200의 연산 성능은 현재 중국에서 생산되는 최고 수준의 가속기보다 약 2~3% 높은 수준이라며 이미 다수의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와 기업 고객들이 대규모 주문을 넣고 정부에 조건부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AI 수요가 국내 생산 능력을 크게 웃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긴급 회의에서는 H200을 구매할 경우 일정 비율의 중국산 반도체를 함께 구매하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엔비디아로서도 H200 생산 확대가 쉽지 않은 과제라고 분석했다. 차세대 루빈 계열의 양산 전환을 앞두고 TSMC의 첨단 공정 라인이 이미 상당 부분 배정된 데다, 제한된 생산능력을 놓고 구글 등 다른 빅테크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엔비디아는 자체 오픈소스 대형언어모델(LLM) ‘네모트론3’를 출시하며 고객 묶어두기 전략에도 나섰다. 네모트론3는 300억, 1000억, 5000억 파라미터 규모의 3가지 제품군으로 출시됐다. 가장 작은 나노 모델은 수학 문제 평가에서 99.2%, 지식 능력 평가에서 78.3%를 기록해 메타 라마, 딥시크, GPT-4o를 능가하는 성능을 보였다.

엔비디아는 또 세계 500대 슈퍼컴퓨터 절반 이상이 사용하는 AI 작업 관리 도구 ‘슬럼’ 개발사 스케드MD 인수도 발표했다. 이는 고성능 오픈소스 모델과 관리 도구를 자사 GPU에 최적화해 제공함으로써 90% 시장점유율을 지키려는 전략으로, 구글과 오픈AI 등이 자체 AI 칩으로 도전하는 상황에 대응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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