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 트럼프 규제완화 타고 은행 설립 추진

2025-12-16 13:00:05 게재

중소기업 대출 사업 강화 누뱅크·코인베이스도 신청

페이팔이 미국 은행 인가를 신청했다. 금융 규제에 보다 관대한 기조를 보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환경을 활용하려는 최신 핀테크 사례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결제 기업 페이팔은 미국 유타주 금융국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페이팔 뱅크 설립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은행 지위를 확보할 경우 중소기업 대출을 보다 적극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알렉스 크리스 최고경영자는 중소기업이 성장하고 규모를 키우는 데 있어 자본 확보는 여전히 중대한 장애물이라며 페이팔 뱅크 설립은 사업 기반을 강화하고 운영 효율을 높여 미국 전역의 중소기업 성장과 경제적 기회를 더 잘 지원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팔은 일론 머스크와 피터 틸 등 유력 기술 기업인들이 1998년 설립한 회사로, 2013년 이후 전 세계 42만개 이상의 기업 고객에게 300억달러가 넘는 대출과 자본을 공급해 왔다. 은행 인가를 취득하면 제3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고객 예금에 대해 FDIC 보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신청은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금융권 밖 기업들이 은행 부문에 진입하는 데 비교적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암호화폐 기업과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잇따라 은행 인가를 모색하는 흐름 속에서 나왔다. 일부 기업들은 장차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기 위한 기반으로 은행 인가를 추진하고 있다.

브라질의 디지털 대출업체 누뱅크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등도 올해 은행 인가를 신청한 기업들이다. 통화감독청(OCC)은 지난주 리플과 피델리티 디지털 애셋에 대해 은행 인가를 위한 조건부 승인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미국 규제 당국은 지난해 10월에도 실리콘밸리은행 붕괴 이후 공백을 메우겠다며 트럼프 행정부와 연계된 유명 기술 억만장자들이 후원한 에레보르 은행 출범을 승인한 바 있다.

조너선 굴드 통화감독청장은 지난주 성명을 통해 연방 은행 부문에 새로운 진입자가 등장하는 것은 소비자와 은행 산업, 경제 전반에 긍정적이라며 역동적이고 경쟁적인 은행 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고 밝혔다.

페이팔은 이미 룩셈부르크에서 은행 인가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미국 내 인가가 승인될 경우 도요타 금융 부문 최고경영자를 지낸 마라 맥닐을 규제 대상 법인의 수장으로 선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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