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주식 거래 24시간 체제로 간다
글로벌 투자 수요 급증에 대응
내년 하반기 하루 23시간 거래 추진
미국 나스닥이 주식 거래 시간을 대폭 늘려 사실상 24시간 거래 체제 도입을 추진한다.
해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거래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월가 전반이 ‘상시 거래’로 이동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통신 1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나스닥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거래 시간 확대를 위한 공식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승인될 경우 나스닥은 주중 5일 동안 하루 23시간 거래를 운영하게 된다. 이는 나스닥이 24시간 거래 도입을 위해 밟는 첫 공식 절차다.
현재 나스닥은 평일 기준으로 프리마켓(오전 4시~9시30분), 정규장(오전 9시30분~오후 4시), 시간외 거래(오후 4시~8시) 등 하루 16시간 거래를 운영하고 있다. 새 계획이 시행되면 하루 거래 시간은 23시간으로 늘어나며, 거래는 주간 거래와 야간 거래 두 시간대로 나뉜다.
주간 거래는 오전 4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이어지며, 기존 프리마켓과 정규장, 시간외 거래를 모두 포함한다. 이후 시스템 점검과 결제 처리를 위한 1시간 휴장 뒤,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4시까지 야간 거래가 운영된다. 야간 거래에서 오후 9시부터 자정 사이에 체결된 거래는 다음 거래일 거래로 처리된다.
거래 주간도 바뀐다. 나스닥은 일요일 오후 9시에 거래를 시작해 금요일 오후 8시에 주간 거래를 마치는 구조로 전환할 계획이다.
나스닥은 이번 거래 시간 확대의 배경으로 글로벌 투자 수요를 꼽았다. 미국 주식시장은 전 세계 상장 기업 시가총액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으며, 외국인의 미국 주식 보유 규모는 지난해 기준 17조달러에 달한다.
척 맥 나스닥 북미시장 담당 수석부사장은 로이터에 “미국 주식시장은 이미 훨씬 더 글로벌해졌다”며 “미국 밖 투자자들은 자신들의 시간대에 맞춰 이 거대한 시장에 접근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월가 다른 거래소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역시 거래 시간 확대를 위한 절차를 이미 진행 중이다.
다만 대형 투자은행들은 유동성 감소와 변동성 확대, 투자 대비 수익 불확실성을 이유로 24시간 거래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24시간 거래가 안정적으로 정착하려면 인프라 개선이 필수적이다. 나스닥은 정확한 시세를 제공하는 증권정보처리시스템과 결제 체계가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 예탁결제기관(DTCC)은 2026년 말까지 주식 결제를 상시 운영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전자 거래가 보편화됐음에도 100년 넘게 유지돼 온 미국 증시의 거래 시간이 바뀌는 만큼, 이번 나스닥의 시도는 글로벌 자본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상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