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메타엑스 주가 7배↑…반도체 자립 열풍
AI 반도체 자립정책 수혜
시장점유율 1% 거품 논란
중국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메타엑스 인티그레이티드 서킷'의 주가가 상장 첫날 700% 넘게 폭등했다. 미국 엔비디아와 AMD 등 미국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중국 정부의 AI 반도체 자립 정책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결과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메타엑스 주식은 이날 상하이 증시 데뷔 직후 공모가 104.66위안 대비 약 700% 오른 700위안에 시초가를 형성했다. 이후 장 초반 한때 895위안까지 치솟으며 최근 중국 증시에서 불거지고 있는 AI 거품 우려를 다시 자극했다.
메타엑스는 미국 반도체 기업 AMD 출신인 천웨이량이 설립한 회사다. 이 회사는 지난주 기업공개를 통해 약 42억위안, 달러 기준 약 6억달러를 조달했다. 이는 며칠 앞서 상장한 경쟁사 무어스레드가 상장 첫날 400% 급등한 데 이은 것이다.
퉁헝인베스트먼트의 양팅우 펀드매니저는 중국에서 또 하나의 기업공개 신화가 만들어졌다며, 그는 향후 5년간 이번 주가 수준이 정점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메타엑스는 인공지능 학습과 추론, 고성능 컴퓨팅에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자체 설계·개발하는 중국 반도체 기업으로, 미국 엔비디아와 AMD 등 해외 AI 칩 의존도를 낮추려는 중국 정부의 반도체 자립 전략의 직접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과 후원을 바탕으로 중국 내 AI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은 중국 AI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26년 540억달러에서 2029년에는 1890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타엑스의 이번 공모에는 개인투자자 청약이 4000배 이상 몰렸다. 적자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기업가치는 2024년 매출의 50배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는 엔비디아의 34배, AMD의 14배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메타엑스는 현재 중국 AI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1%에 불과하지만, 기술 자립 정책에 힘입어 올해 매출이 두 배 이상 늘고 이르면 내년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홍콩 소재 트리니티 시너지 인베스트먼트의 위안위웨이 펀드매니저는 중국 정책 당국이 첨단 기술 육성을 위해 AI 반도체 기업들의 상장을 적극 허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무어스레드는 지난해 11월 말 상하이 증시 상장을 통해 약 11억달러를 조달했다. 이 회사는 중국판 엔비디아로 불린다. 또 다른 AI 반도체 기업 비런테크놀로지는 최근 홍콩 증시 상장 승인을 받았으며, 바이두 계열 쿤룬신과 엔플레임도 상장을 준비 중이다. 다만 메타엑스는 상장 설명서에서 미국의 기술 수출 규제로 인한 공급망 차질 가능성과 엔비디아, AMD와의 상당한 기술 격차를 주요 위험요인으로 명시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