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엔알시스템 ‘중수로 원전 해체 로봇’ 실증사업 수주

2025-12-20 21:54:07 게재

중수로 방사화구조물 절단 플랫폼 낙찰, 곧 본계약 예정

고방사선 구역 구조물 원격 절단·해체 실증 프로젝트

로봇 전문기업 케이엔알시스템은 정부가 발주한 ‘중수로(PHWR) 방사화구조물 절단 플랫폼’ 실증사업 공개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관으로 한국수력원자력과 한전KPS 등이 출자한 한국원자력환경복원연구원(KRID)이 주관한다. 이번 입찰은 중수로 원전에서 핵연료와 방사성 물질을 담고 있는 핵심구조물인 칼란드리아(밀폐형의 원자로 용기) 등 고방사선 구역 내의 무거운 구조물을 원격으로 절단하고 해체하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다.

실증사업은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고방사선 및 수심 20m 이상의 수중환경에서 작업을 수행해야 하므로 극한의 환경을 견디는 내환경성과 정밀한 원격제어기술 등이 필수적이다. 케이엔알시스템은 입찰 과정에서 원자로 내부 구조물을 원격 절단·인출하는 수평해체시스템, 고하중 양팔로봇을 활용한 수직해체시스템, 디지털트윈 기반 사전 시뮬레이션 기술 등을 제안했다.

케이엔알시스템은 향후 본계약 체결 후, 원전 해체 공정에 적용 가능한 기존 로봇 기술과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실증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케이엔알시스템 관계자는 “전동모터 방식보다 부피대비 큰 힘을 낼 수 있고, 방사선에 의한 오작동 확률이 현저히 낮은 독보적인 유압로봇 기술을 제안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케이엔알시스템은 심해작업로봇, 핵연료봉 수거로봇, 원전해체 모의실험에 참여한 로봇팔 등 원전해체 환경에 적용 가능한 로봇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다.

김명한 대표는 “중수로 방사화구조물 절단 플랫폼 실증사업에 참여하게 되면서 중수로 원전 해체를 위한 로봇 기반 기술 검증에 나서게 됐다”며 “향후 경수로를 포함한 다양한 원전 해체 분야로 적용 가능성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영구정지된 원전 가운데 고리1호기(경수로)는 해체가 결정됐으나, 월성1호기(중수로)는 기술적 난이도로 인해 해체 사전준비 단계에 머물러 있다. 중수로 원전 해체는 전 세계적으로도 상용 사례가 없어, 캐나다 등 중수로 보유국 역시 기술 개발 단계에 있다.

국내에서 중수로 원전 해체가 추진될 경우 월성1호기를 시작으로 2·3·4호기가 순차적으로 대상이 될 전망이다. 케이엔알시스템은 이번 실증사업을 계기로 중수로 원전 해체 기술의 적용 가능성을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김명한 대표는 “회사가 보유한 원전 해체 기술력으로 중수로 방사화구조물 절단 플랫폼 실증사업에 도전해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것은 우리의 로봇기술이 최고 난이도로 꼽히는 중수로 원전 해체에서 통한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라며 “전 세계에서 처음 시도되는 중수로 해체 사전단계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향후 경수로 해체 등 다양한 원전 해체 로봇화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영구정지 상태인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 가운데 해체가 결정된 고리1호기(경수로) 외에 월성1호기(중수로)는 해체에 따른 기술적 난이도가 워낙 높아 해체사전준비단계에 있다. 중수로 원전은 세계적으로 아직 해체사례가 없으며, 다수의 중수로 운전이 종료된 캐나다의 경우에도 해체방안 마련을 위한 기술개발을 추진중이다.

국내에서 중수로 원전 해체가 추진될 경우 월성1호기를 시작으로 2·3·4호기가 순차적으로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수로 해체에 필요한 절단·이송·원격제어 기술 확보 여부가 향후 원전 해체 일정과 방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케이엔알시스템은 심해 작업로봇, 핵연료봉 수거 로봇, 원전 해체 모의환경용 로봇 시스템 등 방사선·고위험 환경을 고려한 로봇 개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이번 실증사업을 통해 중수로 원전 해체 환경에서 적용 가능한 원격 절단 및 중량물 처리 기술의 실효성을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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