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구축함 사업, 경쟁입찰로 방향 선회
지명경쟁 구도 확정
2032년 첫 인도 목표
1년 반 이상 답보 상태였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이 경쟁입찰 방식으로 재정리됐다.
방위사업청은 22일 제172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를 열고 KDDX의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지명경쟁 방식으로 추진하기로 만장일치 의결했다. 이에 따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본격적인 사업권을 두고 경쟁하게 된다.
KDDX는 국내 독자 기술로 선체는 물론 전투체계까지 모두 국산화하는 첫 이지스급 구축함 사업이다. 총 7조467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하는 대규모 해군 전력 증강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우리 군의 해상기반 3축 체계 확립을 목표로 하며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잠수함 위협에 대응할 핵심 전력으로 평가된다.
사업은 기존 계획에 따라 개념설계(한화오션), 기본설계(HD현대중공업),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의 순서로 진행된다. 당초 2023년 말 기본설계 완료 이후 2024년부터 본격적인 건조에 착수할 예정이었으나 양사 간 과열된 경쟁과 군사기밀 유출 논란으로 사업 추진이 1년 이상 지연됐다.
방위사업청은 애초 기본설계를 맡은 HD현대중공업과 수의계약을 맺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한화오션이 군사기밀 유출 사건을 문제 삼으며 경쟁입찰 또는 공동설계를 강하게 주장해 왔다.
결국 사업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방추위 내에서 우세해졌고 경쟁입찰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방위사업청은 “국가계약법의 원칙을 따르며 참여 기회를 넓히고 예산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향후 일정은 내년 1분기 중 사업 기본계획을 방추위에 상정한 뒤 제안요청서(RFP) 작성, 입찰 공고, 제안서 평가 및 협상을 거쳐 2025년 말 계약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방사청은 이미 늦어진 일정을 최대한 압축해 전력화 시기를 당기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KDDX 선도함은 2032년 말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기존 계획보다 약 1년이 늦어졌지만 방사청은 “더 이상의 지연 없이 정해진 절차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HD현대중공업은 군사기밀 유출 사건으로 인해 부여된 보안감점(1.8점)이 경쟁입찰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해당 감점은 2024년 11월까지 유지되며 방사청은 연장 여부를 신중히 검토 중이다. 감점이 연장될 경우 HD현대중공업의 입찰 경쟁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방사청은 “보안 관련 벌점 연장 여부는 추후 입찰 공고 시 업체가 확인할 사항이며 법적 판단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